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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LG는 140개의 팀 도루를 기록했습니다. 179개의 넥센에 이어 전체 2위에 해당합니다. 산술적으로 매 경기 1개 이상의 도루를 성공시켰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LG에는 20홈런 이상을 터뜨릴 거포를 딱히 꼽기 어렵습니다. 장타력이 부족하다면 다른 득점 루트를 확보해야 합니다. 하지만 연속 안타에만 의존하는 경우 그만큼 가능성이 낮은 확률에 매달리는 것이며 수비하는 상대 팀 입장에서는 봉쇄하기 쉬운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됩니다. 따라서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뒤흔들며 진루해 홈 베이스에 가까워지는 도루야말로 매우 강력한 공격 수단입니다.
팀 도루 2위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없지 않았습니다. 기록을 뜯어보면 LG에서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4명에 불과합니다. 박용택(30개), 이대형(25개), 오지환(23개), 양영동(12개)이었습니다. 대주자 및 대수비 요원으로 활용된 양영동을 제외하면 LG의 주전급 중에는 도루를 적극적으로 감행하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경기 종반 1점을 뽑을 수 있는 뛰어난 대주자 요원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전급 선수가 도루 능력을 갖춰야 경기 내내 상대를 위협할 수 있으며 승부처에서 대주자로 교체할 필요 없이 경기 종료까지 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전급 선수들이 보다 많은 도루를 감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제 오키나와에 열린 한화와의 연습 경기에서 LG는 4:3으로 역전승했습니다. 초반 0:3으로 끌려갔지만 2회말 김용의가 2루타에 이어 3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희생플라이로 득점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도루의 중요성이 어제 연습 경기에서도 드러난 것입니다. LG의 '기동력 야구'가 올 시즌 계속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