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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한 번 못하고 가는게 죄송스럽습니다."
메이저리그 정복에 나선 류현진(LA 다저스)이 한화 이글스와 뜨거운 이별식을 가졌다. 류현진은 5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한화 구단이 마련한 '류현진 환송식'에 참석해 팬들과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아버지 류재천씨와 어머니 박승순씨, 한화 정승진 사장과 염홍철 대전광역시장 등 관계자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700여명의 팬들이 참석해 류현진과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다. 한화 구단측은 류현진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액자를 선물했으며, 염 시장은 명예 시민증을 전달하며 그동안의 활약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류현진은 "한화는 나에게 '류현진'을 만들어준 팀이다. 한화에 없었다면 나는 나타나지도 않았고, 다른 팀에 갔더라도 나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 자리에도 감히 있지 못했을 것"이라며 "많은 것을 준 구단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계속 보답하겠다. 다만 우승 한 번 못 이루고 나가는 것이 죄송스럽기만 하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류현진은 팬들과의 질의 응답 시간을 통해 "미국에 가게 되면 부모님 말고도 한화 선수들 전부가 보고 싶을 것 같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로서 긴장도 되고 부담도 되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다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 류현진은 "당연히 첫 해니까 신인왕에 오르고 싶다. 한국 선수로서 처음으로 해보고 싶은 목표다"라면서 "이제 미국에 들어가니까 조금씩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 아직 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 몇 년 동안은 통역을 열심히 써서 빨리 익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또 "만일 메이저리그에서 첫 승을 거둔다면 간단히 파티를 할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가 의미있는 기록을 세우면 파티를 마련해 준다고 하는데 선수들 하고 친해지게 되면 함께 즐거워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첫 승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류현진은 앞으로 10년후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는 "지금 27살이니까 10년 후면 37살이 된다. 당연히 한국으로 돌아와서 다시 한화에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행사 마지막 순서로 마련된 팬들과의 자리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일일이 포옹을 나누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한편, 류현진은 이달 중순 미국 LA로 건너가 에이전트사인 보라스코포레이션에서 마련한 트레이닝 센터에서 개인훈련을 한 뒤 2월초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애리조나주 글렌데일로 이동해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