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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구단 유치경쟁이 새해를 맞이하면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서포터스는 스포츠 세계에서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응원열기와 흥행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짓는 잣대이자 선도자 역할을 한다.
전북이 지난달 28일 '프로야구 10구단 전북유치를 위한 전북서포터스단'을 공식 출범하면서 서포터스 대결 구도가 본격화됐다.
수원은 5일 앞선 같은달 23일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를 위한 시민 서포터스 창단 대회'를 갖고 스타트를 먼저 끊은 상황이었다.
이제 양측 서포터스는 10구단이 최종 확정되는 이번 달 중순까지 거리홍보 등 유치운동을 전개하며 치열한 '대리전'으로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그동안 10구단 유치경쟁을 놓고 수원시-전북과 KT-부영그룹이 자주 비교대상에 올랐다. 시장규모로 보면 수원시는 자체 인구가 114만명이지만 광역권 520만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서 200만 인구를 내세우는 전북보다 큰 편이었다. 기업간 규모경쟁에서도 통신 대기업 KT가 부영에 비해 객관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그렇다면 서포터스 비교에서는 어떨까. 우선 양쪽 서포터스는 주도세력에서부터 확연하게 다르다. 전북의 경우 전라북도의 주도 아래 전주시, 군산시, 익산시, 완주군 등 4개 지역이 연합됐기 때문에 관 중심으로 운영된다.
지난달 28일 서포터스 발대식 장소가 전북도청이었다는 점을 보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얼마나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지자체가 앞장서고 있는 만큼 서포터스 운영이 체계적이고 주도면밀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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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수원 서포터스는 철저하게 시민 참여형이다. 2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의 서포터스 발대식을 주도한 기구가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를 위한 시민연대(이하 수원 시민연대)'였고 경기도와 수원시는 후원인 격으로 참여했을 뿐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야구장 건립 등 10구단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관에서 맡고 유치열기 선도는 시민이 맡기로 역할 분담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수원시의 10구단 유치추진위원회에 민간 차원의 힘을 실어주기 위해 9월 탄생한 수원 시민연대는 380여개 각계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구성된 조직이다.
전북의 경우 주도 기관은 '프로야구 10구단 범도민 유치추진위원회'로 전북도 주관인 반면 수원은 시민연대 중심으로 시민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각각 다르다.
잇달아 개최된 서포터스 발대식 규모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수원 서포터스 발대식에는 모두 5000명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전북은 서포터스 출범식에 1000여명, 같은 날 군산에서 따로 개최된 '프로야구 10구단 전북유치 한마음 결의대회'에 300여명이 참석하는 등 총 1300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서포터스 출범식 참가 규모에서 이렇게 커다란 차이가 난 것은 아무래도 전북지역 인구가 적기 때문에 불가피한 결과다. 하지만 수원측은 "이번 서포터스 발대식은 수원지역 시민들을 중심으로 개최된 것이지 경기도민 전체가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전북의 4개 연고 연합도시 인구 130만명보다 수원시 인구가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원 시민의 열기가 더 뜨겁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서포터스 회원 가입을 통해 세력 확장을 꾀하기도 하는데 어느 쪽이 우세라고 단정짓기엔 다소 애매하다.
전북은 서포터스단 발대식을 하면서 "2012년 11월 3일 모집을 시작한 이래 전국에서 1만3135명(12월 26일 현재)을 유치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전북의 관중 동원력 및 흥행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수원 측은 2개월 동안 모집된 순수 서포터스 회원 가입자는 총 1만8000여명이라고 밝혔다. 전북의 서포터스 모집기간이 55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원에 비해 크게 뒤졌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늦게 달아올랐지만 전북 열기의 뜨거움은 수원에 비해 결코 만만치 않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