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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묘하다. 2011년 타격 3관왕 최형우(29·삼성)는 이번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4번 타자로 시작했다가 끔찍한 출발을 보였다. 타율이 2할대 초반까지 곤두박질쳤고, 마수걸이 홈런이 시즌 시작 후 2달 가까이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 성적을 보면 큰 차이를 보였다. 최형우의 시즌 성적은 타율 2할7푼1리, 14홈런 77타점이었다. 5번 타순에 들어갔을 때 타율 3할1푼1리, 10홈런 40타점으로 제일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가장 좋지 않았던 타순이 4번이었는데 타율은 1할9푼5리, 1홈런 14타점이었다.
최형우가 4번 타순에서 부진할 때 3번 이승엽 바로 뒤에 배치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팬들이 이승엽에 보내는 열띤 환호성 때문에 최형우가 타석에서 집중하는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최형우는 그런 해석에 대해 아니라고 했지만 계속 부진이 이어지자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를 2군에 내려보냈다가 1군으로 올라왔을 때 이승엽과 떨어트려 놓았다. 그래서 3번 또는 6번, 5번을 쳤다. 4번과는 거리를 뒀다.
그는 "우리 삼성은 당연히 1등이다. 2연패 했지만 기죽고 그런 거 없다"면서 "정정당당하게 이길 것이다. 타격감이 좋다 나쁘다 그런 거는 지금 상황에서 핑계일 뿐이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