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5차전, SK의 선발투수는 윤희상이다. 올시즌 팀내 유일한 10승 투수.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에이스 김광현에 이어 2선발로 나서는 등 코칭스태프의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윤희상은 이를 악물고 던졌다. 1회 이승엽에게 맞은 불의의 투런홈런만 아니었어도 1차전 결과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깥쪽 실투 하나가 아쉬웠다, 직구가 몰리면 장타를 허용할 수 있어 던진 바깥쪽 포크볼이 오히려 이승엽의 배트 타이밍에 정확히 맞아버렸다. 8이닝 3실점 완투패. 데뷔 첫 완투였지만, 1회 홈런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래도 윤희상이 완투한 덕에 SK 불펜진은 일주일 가까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SK의 필승카드 박희수와 정우람이 3,4차전에서 승리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패전투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불의의 어깨 통증으로 1이닝 만에 강판. 윤희상의 포스트시즌 기억은 첫 경기 이후론 좋지 않다. 게다가 한국시리즈 1차전 땐 마운드에 서있는 내내 "나 때문에 지는구나…"라고 자책했다. 평소 욕심을 부리지 않는 성격임에도 그날 만큼은 "꼭 잡고 싶었다"던 윤희상, 5차전에서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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