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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가 원점으로 회귀했습니다. 어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SK가 삼성에 4:1로 승리하면서 양 팀 공히 2승 2패가 된 것입니다.
시리즈 전적은 동일해졌지만 아쉬움이 큰 것은 역시 SK보다는 삼성입니다. 대구에서 벌어진 1차전과 2차전에 완승하면서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속 우승은 따 놓은 당상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비로 인해 10월 27일 3차전이 취소되면서 여세를 몰아 단기전으로 한국시리즈를 마무리하려던 삼성의 계획은 차질을 빚었습니다.
3차전과 4차전 연패의 패인을 꼽으면 불펜 붕괴, 타선 침묵, 어이없는 실책과 주루사 등 다양하게 거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선발 투수가 무너진 것이 뼈아팠습니다.
3차전에서 삼성 선발 배영수는 3회초 타선이 대량 득점을 지원해 6:1로 역전시켰지만 4회말 곧바로 2개의 장타를 포함해 3피안타로 2실점해 6:3까지 추격당했습니다. SK가 두 번째 투수 차우찬부터 공략해 권혁과 안지만까지 무너뜨리며 대역전극을 연출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SK 타선이 폭발하도록 빌미를 제공한 것은 3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던 배영수였습니다.
4차전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경기 시작부터 10개의 아웃 카운트를 퍼펙트로 잡아내던 선발 탈보트는 4회말 1사 후 박재상과 최정의 백투백 홈런을 포함해 장타 3개를 허용하며 4실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탈보트는 6이닝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3명의 타자에 연속으로 장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주고 패전 투수가 되었다는 점에서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 투구 내용이었습니다.
삼성은 탄탄한 불펜을 앞세워 마무리 오승환이 리드를 지키는 필승 공식을 자랑하는 팀입니다. 하지만 삼성의 승리 공식을 따지고 보면 선발 투수가 앞선 상황에서 불펜에 인계해야 한다는 전제가 수반됩니다. 바꾸어 말하면 삼성의 선발 투수가 리드를 허용하지 않고 5회를 넘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시리즈 3차전과 4차전에서 삼성의 필승 공식은 첫 단추인 선발 투수부터 어긋난 것입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삼성에게 필요한 것은 단 2승입니다. '2연패를 당했다'는 아쉬움에 사로잡히기보다 '2승만 더 하면 된다'는 홀가분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5차전과 6차전에 각각 선발 등판이 유력한 윤성환과 장원삼의 어깨에 모든 것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윤성환은 1차전에서 5.1이닝 1실점으로, 장원삼은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습니다. SK의 방망이가 달아오른 것이 부담스럽지만 5차전 이후 무대가 잠실구장으로 옮겨지는 만큼 홈런에 대한 부담은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윤성환과 장원삼이 한국시리즈 첫 번째 등판과 같이 호투해 삼성의 2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