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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송은범 선발보다 중간계투가 더 위력적인 이유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2-10-30 11:00


29일 인천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과 SK의 4차전 경기가 열렸다. 6회초 2사 1,2루 SK 송은범이 삼성 조동찬을 삼진으로 잡은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SK 반격의 2연승의 숨은 주인공은 송은범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선발에서 중간계투로 변신했다. 3차전 5회에 등판,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다. 타격전으로 흐르던 경기흐름을 얌전하게 만들었다. 4차전도 마찬가지였다. 6회 김광현에 이어 등판, 1⅔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버텼다.

놀라운 변신이다. 지난 19일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등판한 그는 4이닝동안 6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 내내 그를 괴롭혔던 어깨부상의 여파가 있었다. 그런데 불과 며칠 뒤 무서운 중간계투로 변신했다.

당연한 최강 중간계투

최근 3년간의 성적을 살펴보자. 그는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는 전천후 투수였다.

송은범은 선발로 48경기에 나섰다. 17승10패, 평균 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괜찮은 성적이다.

구원으로는 54경기에 나왔다. 7승6패8홀드, 9세이브. 평균 자책점은 1.71에 불과하다. 선발이 '수준급'이라면, 중간계투는 '특급' 수준이다.

이유가 있다. 그는 부드러운 폼으로 150㎞ 안팎의 패스트볼을 뿌린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도 좋다. 하지만 구질이 그리 다양한 편이 아니다.

선발로 나설 경우 강약조절이 필수다. 힘으로 제압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구질이 단순한 송은범의 안타를 맞을 확률이 커진다.


반면 짧은 이닝 중간계투로 나설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그는 "중간계투나 마무리로 나오면 좌우 코너를 보고 전력으로 던진다"고 했다. 짧은 이닝에 송은범의 빠른 공을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제대로 타이밍을 맞췄다고 해도 공의 위력에 범타나 파울이 되는 경우가 잦다. 때문에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로 나서면 안타를 맞을 확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런 패턴이 페넌트레이스나 포스트 시즌이나 다를 바 없다. 그만큼 송은범은 선발과 중간계투로 단기전의 경험이 많다.

이만수 감독의 선택

SK 이만수 감독의 선택은 변화됐다. 3차전이 끝난 뒤 그는 "송은범을 선발로 내기 위해 3차전에 짧게 등판시켰던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4차전에서도 송은범은 출격했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를 잡기 위해 송은범을 마운드에 올렸다. 앞으로 선발로 쓸 지 중간계투로 쓸 지는 고민해봐야 겠다"고 했다.

지금 상황에서 SK 선발 로테이션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송은범을 박희수 정우람과 함께 필승계투조로 배치하는 것은 당연하다.

삼성과 SK는 모두 똑같은 중간계투의 약점이 있다. 오승환과 안지만, 박희수와 정우람과 같은 확실한 필승계투조가 있다. 하지만 양이 문제다. 선발과 만나는 접점에서 공백이 생긴다. 6~7회가 문제다. 마땅히 책임져 줄 계투진이 없다. SK는 3, 4차전에서 그 퍼즐을 찾았다. 송은범이다.

사실 3차전 우천취소는 SK에게 커다란 도움이 됐다. 그 중 하나가 송은범의 중간계투진 전환이다. SK의 빡빡했던 선발 로테이션에 윤활유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송은범이 선발 대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연출됐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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