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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 선수가 본헤드 플레이를 할 경우 팀은 충격에 빠질 수 있다.
그런 이승엽이 한국시리즈에서 실수를 저질렀으니 그 충격파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듯하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이날 경기후 "야구에서 가장 어려운게 타구 판단이다. 경험 많은 이승엽도 그래서 실수를 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제 이승엽으로서는, 아니 삼성 입장에서는 4차전 실수의 충격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필요가 있다. SK의 상승세를 막아내려면 '아무일 없었다'는 자세로 5차전 이후를 치러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이승엽은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홈런을 날리는 '특기'를 가지고 있다. 2002년 한국시리즈서 9회말 동점 3점포를 터뜨린 것이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때 일본과 쿠바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날린 것이 좋은 예다. 슬럼프에 빠져 있다가도 팀에서 간절히 원하면 홈런을 쏘아올리는 '신기한 스타성'을 지니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삼성 역시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이승엽이 언젠가는 또 한번의 '마술'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이승엽은 과거의 일을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는 스타일이 아니다. 전쟁에서 실수는 병가지상사다. 산전수전 다겪은 이승엽에게는 4차전의 주루 실수가 별일 아닐 수도 있다. 이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경기는 '야구 메카' 잠실에서 펼쳐진다. 진정한 스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