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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시즌 최고의 히트상품인 롯데 투수 김성배. 그의 이번 포스트시즌 활약의 배경이 우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과연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일단 커터. 김성배는 이번 정규시즌에서 단 한 번도 커터를 던진 적이 없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던졌다. 커터는 궤적 자체가 직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TV로만 김성배의 커터를 보던 SK 타자들이 실제 타석에서 김성배의 커트를 접하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휘어지는 각도도 좋았고 제구도 훌륭했다.
슬라이더는 원래 김성배의 주무기였다. 그런데 슬라이더의 휘는 각도가 정규시즌과는 비교도 안된다는게 SK 타자들의 설명.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각도가 날카로워 쉽게 손을 댈 수 없었다.
슬라이더의 경우도 마찬가지. 김성배는 "정규시즌에는 슬라이더를 던질 때 공을 꽉 쥐는 편이었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조금은 헐거운 느낌으로 공을 잡고 던졌다. 신기하게도 휘는 각도가 더 날카로워지더라"라며 웃었다.
결국, 큰 경기를 앞두고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었다는 뜻. 단지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자세와 단시간 내에 새로운 구종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체득력이 이번 가을 호투를 견인한 것이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