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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 새 둥지를 튼 김응용 감독과 이종범 주루코치가 배번을 확정했다.
이들이 이 번호를 선택하게 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에게 70번은 대표 번호나 다름없다.
김 감독이 원래 70번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해태(현 KIA) 감독 첫 해인 1983년부터 1995년까지 12년 동안은 39번이었다.
이후 1996년부터 배번을 70번으로 바꿨다. 이 70번은 2000년 해태 감독을 마친 뒤 삼성으로 옮겨서도 계속 이어졌고, 2004년 삼성에서 지휘봉을 놓을 때까지 김 감독과 동고동락했다.
한화에는 당초 70번의 주인이 있었다. 3군 감독을 맡고 있는 이상군 전 운영팀장이 70번이었다.
한화 구단은 이번에 김 감독의 배번을 배정하면서 김 감독을 우선 배려했다.
코칭스태프의 배번 순서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번호가 70번으로 으뜸을 상징하는 데다, 김 감독이 그동안 사용한 번호였기 때문에 이상군 3군 감독의 양해를 얻은 것이다.
한화는 "김 감독이 해태, 삼성 시절 행운의 70번으로 성공을 거둔 만큼 한화에서도 성공하기를 바라는 염원도 담았다"고 말했다.
이종범 코치의 73번은 사실 큰 의미는 없다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선수 시절 이종범은 7번이 대표 번호였다.
전 소속팀 KIA가 레전드 이종범을 기리며 영구결번한 것도 7번이다. 하지만 이 코치는 "선수 이종범을 잊어버리겠다"고 선언한 것처럼 새로운 배번으로 70번을 선택했다.
이 코치는 "딱히 70번과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고 '0'부터 새로 출발한다는 의미에서 '73'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73'의 7과 3을 더하면 0단위 숫자인 '10'이 되기 때문에 '73'이라는 것이다.
김 감독의 '70'은 지나간 영광을 계승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고, 이 코치의 '73'은 새로운 출발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