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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하면 중간투수가 선발로 나갈 수 있다."
양 감독의 답을 토대로 풀이를 해보자. 일단, 3차전 선발은 고원준이 유력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 기대 이하의 투구를 했지만 선발요원이 없는 현 상황에서는 가장 믿을만한 카드다. 문제는 4차전이다. 양 감독이 이정민과 진명호 중 1명을 쉽게 선택하기 힘든 이유가 있다. 일단, 이정민은 정규시즌에서도 선발로 나선 경기가 몇 차례 되지 않는다. SK를 상대로 감격적인 시즌 첫 승을 올린 기억은 있지만 큰 경기에 대한 부담을 이겨낼지는 미지수. 선발 경험이 조금 더 많은 진명호는 구위는 좋지만 선발로 나선 경기 초반 들쭉날쭉한 제구가 문제였다. 오히려, 롱릴리프로 등판하는 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경우가 많았다.
또 하나, 양 감독은 이 두 사람을 선발보다는 전천후 롱릴리프 카드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발진이 양적, 질적으로 부족한 만큼 선발 뒤를 받쳐줄 롱릴리프의 존재가 필수다. 만약 1, 2차전에서 유먼 또는 송승준이 일찍 무너지는 상황에 이들이 등판해야 한다. 또, 상대적으로 선발투수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3, 4차전에 이 두 사람은 경기 시작부터 무조건 불펜 대기할 전망이다.
여기에 또 하나, 이승호는 지난해까지 SK에서 뛰어왔다. 그 누구보다 SK 타자들을 잘 안다는 강점도 갖고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