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미련한 남자' 박종윤 "그렇게 아팠던 건 처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9-26 21:35 | 최종수정 2012-09-27 06:35


2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롯데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무사 롯데 박종윤이 자신의 파울타구에 얼굴을 맞고 괴로워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9.20/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고통이었다. 눈이 빠지는 느낌이었다고 하면 설명이 될까…."

정말 엄청난 고통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라도 자신의 타석을 책임지고 싶었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삼진을 당했지만 그렇게 끝까지 타석을 지켰다. 본인도 "당시 고통을 생각하면 아프다고 하지 않은 나도 참 미련했다"고 했다. 그리고 광대뼈 함몰이라는 충격적인 진단 결과를 받았다. 박종윤은 "야구 하면서 이렇게 수술도 받아보고 입원도 해본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프로야구 선수들이 흔히 받는 수술 한 번 받아본 적 없던 박종윤이었다.

롯데 박종윤이 광대뼈 수술을 마치고 회복중이다. 박종윤은 지난 지난 20일 목동 넥센전에서 자신이 친 땅볼 타구에 얼굴을 맞고 교체됐다. 눈에 시퍼렇게 멍이 들고 얼굴이 퉁퉁 부었지만 21일 LG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겠다며 경기장에 나섰다. 하지만 갑자기 코피가 쏟아졌다. 보는 사람이 무서울 정도로 많은 양. 곧바로 한양대병원으로 후송됐고 정밀 검진 결과 왼 광대뼈가 함몰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24일 수술을 받았다.

26일 한양대병원에서 만난 박종윤은 한결 밝아진 표정이었다. 수술이 잘 됐다는 얘기를 들었고 얼굴에 붓기도 다 빠져있었다. 눈 밑을 절개해 뼈가 내려 앉은 부분을 핀으로 받치는 수술을 받았다. 박종윤은 당시 상황에 대해 "공에 맞는 순간, 10초 정도는 정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야구를 하며 공에 많이 맞아봤지만 이렇게 아픈건 처음이었다. 정말 눈이 빠지는 줄로 알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충격이 얼마나 컸으면 왼쪽 눈이 0.2㎝ 가량 얼굴 안쪽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눈이 생명인 야구선수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어 눈의 위치를 바로 잡는 수술도 같이 받았다.

수술을 잘 받은 박종윤은 벌써부터 복귀에 대한 열의가 강하다. 다행히 회복 속도가 빨라 오는 28일 퇴원예정. 진통제도 스스로 끊었다. 통증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의사로부터 "3주 가량은 정말 주의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박종윤은 "부산에 내려가 이틀 정도만 쉬고 바로 훈련에 들어갈 것이다. 부상 부위만 어디에 부딪히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요한 순간, 엔트리에서 빠져 미안한 마음이 크기에 하루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박종윤의 빠른 복귀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둔 롯데에 호재다. 롯데는 주전 라인업에서 손아섭을 제외하고는 좌타자가 없다. 포스트시즌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 두산, SK의 주요 선발투수들은 모두 우완이다. 때문에 좌타자인 박종윤이 타선의 밸런스를 잘 맞춰줄 수 있다. 또, 큰 경기에서는 수비가 중요하다. 항상 1루 수비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선수가 박종윤이다. 실제, 박종윤 결장 이후 롯데는 1루쪽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고 신인 김상호를 투입시키기까지 했다. 박종윤은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맞춰 몸을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