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이 없어 고민이라던 SK 이만수 감독이 이젠 반대의 고민을 하게 됐다. 선발이 넘쳐난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선발진의 포화상태는 그야말로 반가운 일. 포스트시즌을 4선발 체제로 할 경우 2명을 불펜으로 돌릴 수 있다. 그만큼 불펜은 더욱 강화된다. 선발이 무너졌을 때 롱릴리프로 나설 수도 있고 이재영 엄정욱 박희수 정우람 등과 함께 승리조에서 셋업맨으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선발들이 모두 잘 던져주니 누굴 빼야할지 고민을 해야할 상황.
남은 9경기가 2위 확정을 위한 레이스지만 포스트시즌 선발진 구성을 위한 마지막 테스트의 성격도 가진다. 김광현과 마리오는 선발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선발로만 뛰었고, 부상의 위험도 있기 때문. 윤희상 역시 올시즌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만큼 선발진 합류가 유력하다. 남은 한자리를 놓고 채병용 송은범 부시가 경쟁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채병용은 마리오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해 좋은 피칭을 하면서 위기에서 건져낸 인물. 송은범 역시 선발로 1선발급의 활약을 펼쳤다. 부시는 최근 부진했지만 인천 문학구장에서 좋은 피칭을 선보인바 있다. 채병용과 송은범은 불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불펜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선발로 너무 좋은 피칭을 해주고 있어 이 감독의 머리가 아프다. 부시의 경우 일찍 2위가 확정된다면 마지막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엔 선발이 없어 정말 힘들었다"라면서도 "지금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일단 2위 확정이 중요하다. 2위 확정 이후에 포스트시즌을 생각할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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