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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 기록은 깨져야 한다, 재응아 날 넘어서라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9-25 18:57


23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2사 1,2루서 넥센 박현도를 외야 플라이 처리하며 완봉승을 기록한 KIA 서재응이 선동열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2.09.23.

KIA 선발 서재응(35)이 정중하게 선동열 KIA 감독에게 고개숙여 인사했다. 그러자 화색이 돈 선 감독은 "그래 재응아, 내 기록 깨고, 연속 50이닝 무실점도 기록해라"고 덕담을 해줬다. KIA는 2012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따라서 KIA 지휘봉을 잡고 첫 시즌인 선 감독이 웃을 기분이 아니다. 그런 그도 최근 서재응의 호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때 '컨트롤 아티스트'로 불린 서재응은 최근 36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 행진 중이다. 지난 8월 26일 대전 한화전부터 지난 23일 목동 넥센전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했다. 9월 2일 한화전 중간 불펜으로 들어가 1이닝 던질 걸 빼면 선발로는 35이닝 무실점 행진이다. 해태 레전드이자 광주일고 선배 선동열 감독의 37이닝 국내 선발 최다 이닝 무실점 기록에 2이닝 차로 근접했다. 선 감독은 연속 이닝 무실점 최고 기록도 갖고 있다. 해태 시절 지난 86년 8월27일 광주 빙그레전부터 87년 4월12일 부산 롯데전까지 이어간 49⅓이닝이다.

그는 "요즘 타자들의 방망이 실력을 고려했을 때 서재응의 연속 무실점 기록은 대단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내가 던지던 시절에는 하위 타순 선수들은 약한 게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투수들은 보직별로 세분화가 돼 있어 컨디션이나 성적 관리를 더 잘 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했다. 과거 선 감독이 선수로 뛸 때는 요즘 처럼 선발 투수들의 투구수를 조절해주지 않았다. 투구수 100개를 기준으로 교체 시기를 판단하지 않았다.

1985년 프로 데뷔했던 선 감독은 86년과 87년 가장 어깨가 싱싱할 때였다. 86년 39경기에서 무려 262⅔이닝을 던져 24승6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0.99를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평균 7이닝씩을 던졌다고 볼 수 있다. 87년에는 31경기에서 14승2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0.89를 기록했다.

선 감독은 "재응이는 이번 시즌 참 복이 없다"면서 "이렇게 잘 던져주고 있는데 후속 투수들이 실점하고 타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서 놓친 경기가 많다"고 말했다. 서재응은 이번 시즌 27경기에 등판, 8승7패, 평균 자책점 2.64를 기록했다. 투구 내용으로만 보면 이미 10승을 훌쩍 넘어섰어야 했다. KIA의 남은 시즌 경기를 감안하면 서재응은 앞으로 2경기 정도 더 선발 등판할 수 있다.

그는 다음 등판에서 선 감독의 선발 연속 무실점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선 감독은 기록은 깨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서재응이 해묵은 스승의 기록을 넘어서야 KIA가 지금 보다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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