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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단이 '이용규 일병 구하기'에 나섰다.
KIA 동료들이 부재중인 이용규를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힘을 모아 서건창의 도루 저지에 나섰다. 포수 김상훈의 주도에 외국인 선수 앤서니도 동참했다. 22일 목동 넥센전. 서건창이 5회 세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 처음으로 출루했다. KIA 배터리가 갑자기 분주해졌다. 슬라이딩 스텝이 빠른 편인 앤서니는 집요하게 서건창을 들들 볶았다. 타자 장기영에게 공 하나 하나 던질 때마다 견제 동작을 취하며 서건창을 1루에 묶었다. 급기야 WBC 당시 1루주자 이치로를 괴롭힌 봉중근의 꿀밤 견제 동작까지 등장했다.
앤서니의 집요한 견제에도 불구, 서건창은 기어이 2루로 달렸다. 4구째 몸쪽 변화구에 타이밍을 잡았다. 하지만 포수 김상훈의 빨랫줄 같은 송구로 태그아웃. 김상훈은 23일 넥센전에 앞서 상황을 묻자 "우리가 용규를 지켜야죠"라며 이용규를 위해 같히 더 집중한 플레이였음을 암시. 앤서니 역시 "빠른 선수여서 묶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용규와 타이틀 경쟁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견제할 때 타이밍 상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김상훈은 "오늘도 서건창을 묶어야죠. 출루 자체를 안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웃었다. KIA 선수들의 동료애와 함께 지켜내고 있는 이용규의 개인 타이틀. 자칫 '무관의 제왕'에 그칠지도 모를 KIA 선두단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기도 하다.
목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