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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판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인물은 단연 SK 이만수 감독이다.
그래선지 최근 이 감독은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동안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속했던 '헐크액션'이었다. 여기에 KIA 선동열 감독의 주선으로 두 감독이 화해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과연 '오버 세리머니'에 대한 이 감독의 생각은 무엇일까. 갑작스러운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21일 인천 문학구장 감독실에서 그를 만났다.
"오버 세리머니가 요즘 특히 논란이 되고 있다"는 말에 의외로 담담하게 대답했다. "현역 때부터 그랬어요. 홈런 치고 있는 그대로 좋아하고. 그래서 빈볼도 많이 맞았어요. 사령탑이 되고도 천성은 어딜 가지 않아요." 김기태 감독과의 사건 밑바탕에 자신의 오버 세리머니가 깔려있다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기태 감독이 "SK의 투수기용이 LG를 놀리는 것 같았다"고 한 것도 오해이며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라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었다.
이 감독은 김 감독과 화해를 벌써 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인천 KIA전에 앞서 KIA 선동열 감독이 화해를 권했고, 그날 경기 시작 전 통화를 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전화를 걸어서 '김 감독. 내다'라고 하니까 '죄송합니다'라고 하더라. 나도 '아니다. 됐다. 나도 선배로서 미안하다'고 했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서로서로 이미 속의 앙금은 없는 거"라며 이미 매끄럽게 매듭지어진 일임을 강조했다.
SK는 24일 LG와 인천에서 경기가 있다. "만나서 얘기할 거에요. 원정경기면 저는 상대감독이 후배든 선배든 먼저 가는 편인데, 이번에는 홈경기네요. 김 감독이 먼저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찾아올 거에요."
'오버 세리머니'에 관한 그의 솔직한 입장을 더 듣고 싶었다. 집요하게 질문했다. "주위의 시선이 불편하다는 생각은 안해보셨나?"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알고 있다. 그냥 좋으니까 나온 제스처였다. 그래서 경기가 끝난 뒤 항상 지친다"며 "상대를 자극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선수나 팬들과 호흡을 함께 하고 싶었던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올해 8연패(6월28일 대구 삼성전부터 7월11일 인천 넥센전까지)하면서 세리머니를 좀 자제하게 됐다"고 했다.
"TV화면이나 신문의 사진에서 보니 내가 그라운드 안까지 들어와서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생각을 좀 많이 했다. '좀 자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최근 논란이 됐던 레이저 빔 사건도 언급했다. 19일 부산 롯데전에서 경기가 끝난 뒤 관중이 이 감독의 얼굴에 초록색 레이저 빔을 쏜 사건이다. 그는 "사실 당시 9회 최 정이 3점홈런을 터뜨렸을 때 이미 레이저 빔을 쐈다. 올해 오버 세리머니나 'LG 사건', 그리고 '레이저 빔' 등 수많은 논란에 대해 그렇게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내 야구관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