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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만의 선발 복귀. 역시 메이저리그 출신의 대투수다웠다. 선발로서는 오랜 공백이 있었지만 김병현 특유의 대담한 승부와 완벽에 가까운 완급조절, 그리고 위기관리능력까지 과시하며 선발 복귀 신고식을 화려하게 마쳤다. 그것도 올시즌 자신에게 2번이나 아픔을 안긴 롯데 타선을 상대로 완벽투를 펼쳤다.
뚜껑을 열자 거짓이 아니었다. 김병현은 시작부터 시속 145㎞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우려를 낳았던 제구도 완벽했다. 특히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 직구와 슬라이더의 제구가 되자 우타자가 주를 이루는 롯데 타선이 애를 먹었다. 특히 홈플레이트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듯한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에 딱 걸치자 롯데 타자들이 쉽게 방망이를 내지 못했다.
공격적인 성향의 롯데 타선을 맞아 맞서 싸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볼카운트를 길게 끌고가지 않고 과감하게 승부에 들어갔다. 5회까지의 투구수가 71개에 그쳤다. 시즌 초반 일찌감치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며 난조를 보였던 모습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6회까지 투구수가 87개. 120개 투구를 공언한 김병현이기에 7회 등판도 예상됐다. 하지만 이정훈이 대신 마운드에 올랐다. 김병현은 덕아웃에 들어가 김 감독대행과 얘기를 나눈 후 강판을 결정했다고 한다. 김병현이 김 감독대행에게 한 말은 "이 정도면 된 것 같다"였다.
목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