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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이긴 경기가 훨씬 많다. 기죽지 마라."
박종윤이 고개를 더 들 수 없었던 순간인 이어진 7회초 수비에서 였다. 역으로 롯데가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롯데는 투수 김성배가 정근우를 상대로 1루 땅볼을 유도, 병살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정근우가 친 공은 박종윤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가고 말았고 주자가 2명 들어왔다.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20일 목동 넥센전을 위해 경기장에 등장한 롯데 선수단. 25일 만에 3위로 추락했지만 담담히 경기 전 훈련에 나섰다. 박종윤도 묵묵히 타격과 수비훈련에 임했다. 롯데의 박종윤 기살리기가 시작됐다. 시작은 양승호 감독. 양 감독은 "야구가 마음 먹은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겠나. 타석에서 못칠 수도 있고, 실책을 저지를 수도 있다"며 박종윤을 감쌌다. 바로 교체한 것에 대해서도 "말그대로 '멘붕' 상황이 아니었겠나"라는 말로 배려를 했다고 설명. 양 감독은 "대신 그 기억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 지장을 받으면 안된다. 앞으로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라며 박종윤을 5번 1루수로 선발출전 시켰다.
같은 내야수인 박준서는 기술적인 설명으로 박종윤을 두둔했다. 보기에는 굉장히 처리하기 쉬운 느린 타구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박준서는 "타구가 방망이 끝에 걸려 회전이 정말 희한하게 걸렸다. 평범하게 튀는 것 같더니 갑자기 회전이 걸려 잡을 수 없는 위치로 날아가더라"라며 "어떤 1루수라도 쉽게 잡을 수 없는 공"이었다고 설명했다.
목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