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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2000안타 대기록에도 웃지 못한 장성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2-09-18 22:23


경기후 인터뷰 요청에 라커룸에서 다시 덕아웃으로 나온 한화 장성호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장성호는 18일 포항 삼성전서 양준혁-전준호에 이어 프로통산 3번째이자 34세11개월의 최연소 2000안타의 대기록을 세웠지만 기록의 기쁨보다 자신의 실수로 팀이 졌다는 미안함이 더 컸다.

첫 마디가 "나 때문에 졌는데…"였다. 2-0으로 앞서던 6회말 2사 2루서 진갑용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잡은 2루수 하주석의 낮은 송구가 뒤로 빠졌고, 그 빌미로 결국 2대3으로 역전패를 했다. 진갑용의 내야안타와 2루수 하주석의 송구실책으로 기록됐지만 장성호는 "그 정도 송구는 1루수가 잡아줘야 하는 것이다"라며 자신의 실수임을 말했다. 특히 류현진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현진이가 10승이 목표라고 했는데 이제 2경기 정도 남았다. 다 이겨야 달성할 수 있는데…"라며 후배의 승리에 도움이 되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

그러나 2000안타는 본인에게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고 했다. "첫 안타는 야구선수를 하면 언제나 나오는 안타다. 그러나 2000안타는 프로에서도 몇 안되는 사람만 세울 수 있는 기록이 아닐까 한다"며 자신의 기록에 대한 의미를 되새겼다. "첫 안타는 김원형 선배한테서 쳤고, 1500안타는 리오스한테서 쳤는데 1000안타는 누구 공을 쳤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김정수 선배님 공을 쳤나?"하면서 자신의 2000안타를 되짚어보기도.

썩 컨디션이 좋아보이진 않았다. 1회초 첫 타석에서 2루수앞 땅볼로 물러났던 장성호는 3회초 두번째 타석 때는 유격수앞 땅볼로 아웃. 5회초 행운이 찾아왔다. 1사 1루서 등장한 장성호는 3루측으로 파울플라이를 쳤는데 따라가던 삼성 3루수 박석민이 잡지 못한 것. 이후 풀카운트 승부를 한 장성호는 7구째 144㎞의 빠른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려 깨끗한 우전안타를 날렸다.

지난 2010년과 지난해 어깨 수술을 받으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 "2000안타를 더 일찍 할 수도 있었는데 부상으로 쉽지 않았다"며 아쉬워한 장성호는 "예전에 내가 2500안타를 치고싶다는 인터뷰를 했다고 들었다. 사실 그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지금은 양준혁 선배의 기록(2318개)을 넘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되는데까지 열심히 치겠다"고 했다.
포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한화 장성호가 5회초 1사 1루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하고 있다. 장성호는 양준혁, 전준호에 이어 3번째 대기록을 달성했다. 포항=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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