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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경질에 '조범현 카드' 급부상 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9-17 19:23


넥센이 17일 김시진 감독을 전격 경질한 가운데 KBO 조범현 육성위원장이 차기 사령탑으로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 4월 '초.중.고 야구팀 창단 추진위원회' 발족 행사에서 대한야구협회 강승규 회장과 포즈를 취한 조 위원장.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조범현 카드'가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화 한대화 감독이 '사임 형식'으로 경질된데 이어 18일 넥센이 성적 부진의 이유로 4년간 팀을 이끌어온 김시진 감독을 전격 해임했다. 어느 누구도 생각지도 못한 넥센 구단의 충격적인 결정이었다. 한화와 마찬가지로 넥센도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제 관심은 누가 향후 두 구단의 지휘봉을 잡는가로 쏠린다.

이미 한화는 한용덕 감독대행을 비롯해 여러 후보군을 올려놓고 평가 작업을 시작했다. 넥센 역시 차기 감독 후보군을 만들어 본격적인 선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시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조범현 전 KIA 감독이다. 지금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분과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전국 각지를 돌며 초중고교 학생 선수들을 지도하는데 열성을 쏟고 있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말 KIA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첫째딸 부부가 살고 있는 독일로 건너가 휴식을 취하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KBO의 요청으로 지난 4월부터 아마추어 선수들을 지도하고 야구의 저변 확대를 현장에서 지휘하는 육성위원장을 맡게 됐다. 지난 5월에는 한 달간의 일정으로 일본 요미우리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기도 했다.

그런 조 위원장에게 특별한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날 김시진 감독의 경질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야구계에서는 넥센 구단이 조 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그도 그럴 것이 조 위원장은 한화의 새 사령탑 후보로도 유력하게 거론될 정도로 지도자 능력을 이미 검증받은 인물이다. 한화 구단도 "조범현 전 감독 역시 후보 중의 한 명"이라며 이를 인정했다. 약체팀을 맡아 꼼꼼하게 전력을 만들어가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2003~2006년)와 KIA(2008~2011년)에서 8시즌 동안 지휘봉을 잡은 조 위원장은 그동안 포스트시즌 진출 4번, 한국시리즈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1번씩 이뤄내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09년에는 SK를 상대로 역대 가장 뜨거운 명승부를 펼치며 KIA를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넥센 구단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조 위원장도 차기 사령탑 후보로 분류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지도자 경험이 풍부하고 선수단 장악력과 페넌트레이스 운영 부분에서도 여전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넥센은 잠재된 전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조 감독처럼 세밀하면서도 차갑다 싶을 정도로 냉철한 판단을 하는 지도자가 어울린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조 위원장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조 위원장은 "한화 뿐만 아니라 넥센, 그 어느 곳에서도 연락을 받은 일이 없다. 그렇게 소문만 나지 말고, 실제로 (감독이)되는 쪽으로 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조 위원장은 "물론 현장 복귀의 희망은 지니고 있지만, 지금 아마추어 학생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보람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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