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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중반만 해도 부슬비가 내려도 경기 최소 안 하냐고 묻더니만 오늘은 말이 없네."
보통 야구인들에게 더블헤더의 추억을 물으면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보통 경기 시작 3~4시간 전에 도착해 2게임을 치르니 10시간 넘게 경기장에 묶여 있어야 한다. 경기장의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 심판진까지 연속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녹초가 될 수밖에 없다. 심판 출신인 허 운 경기감독관은 식중독 때문에 대구에서 한 여름 더블헤더를 진행하다가 쓰러진 일도 있다고 했다.
더구나 양팀은 14일 더블헤더를 소화하고 바로 이동해야 한다. KIA는 경기후 바로 인천으로 출발하고, 롯데는 대구로 달려가 15일 오후 5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동일에는 더블헤더를 편성하지 않는게 원칙이지만 워낙 밀린 경기가 많아 강행군을 할 수밖에 없다.
한편, 롯데는 당초 경기가 일찍 취소가 됐다면 일부 투수를 빼고 나머지 선수들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호텔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한 지 5분 후에 연락을 받았단다. 양승호 감독은 "버스를 돌리려 했으나 선수들이 몸이라고 풀자고 해서 광주구장에 왔다"고 했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