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까지 9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LG의 약점 중 하나로 손꼽힌 것은 신구 부조화였습니다. 이상훈, 유지현, 김재현 등 1990년대부터 LG를 이끌어온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거나 은퇴하는 바람에 젊은 선수들의 귀감이 될 만한 고참 선수가 사라진 것입니다. 팀의 정신적 지주가 사라진 LG는 구심점을 상실한 것과 같았습니다.
오랜 시간 LG 유니폼을 입어왔지만 돌고 돌아 올 시즌에 다시 LG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는 점도 동일합니다. 류택현은 구단의 코치직 제안을 거절하고 방출되어 자비로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플레잉 코치로 복귀했으며 최동수는 2010 시즌 중 SK로 트레이드되었지만 지난 시즌 종료 후 2차 트래프트를 통해 다시 LG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올 시즌 두 선수는 의미 있는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류택현은 4월 13일 잠실 KIA전에 구원 등판해 역대 투수로서 최다인 814경기에 출전했으며 현재 매 경기 등판이 곧 신기록 작성으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최동수는 8개 구단을 통틀어 최고령 타자로서 1군 엔트리에서 단 한 번도 제외된 적이 없을 정도로 모범적인 자기 관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류택현과 최동수의 공헌은 LG 선수단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야구 선수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결코 나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두 선수가 입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LG의 올 시즌은 또 다시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와 함께 저물어가고 있지만 류택현과 최동수가 내년 시즌에도 계속 선수로 남아 프로 20년차를 채우며 더 나아가 2002년 이후 11년 만의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시 경험하기를 기대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