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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기대해야 한다?'
프로야구 역사에서 사실상 최초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전설의 백인천(69·당시 MBC)이 4할1푼2리를 기록했지만 당시 프로야구는 6개팀 팀당 60경기 체제였다.
지난 6월 중순까지 4할 타율을 꾸준히 유지하던 김태균이 한동안 4할을 오르내리다가 8월부터 3할8, 9푼대로 떨어진 이후 4할 복귀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하지만 김태균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에 빠진 이후 3할7푼대로 떨어지면서 먹구름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11일 현재 한화의 남은 경기는 모두 18차례. 김태균이 잔여경기 풀타임 출전한다고 가정했을 때 어떻게 하면 4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 같다.
김태균은 그동안 108경기에 출전하면서 총 441타석, 361타수 135안타를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4.1회 타석에 들어서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 가운데 타수로 인정되지 않는 볼넷, 희생타 등을 제외한 타수로 치면 평균 3.3회다.
타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타수를 까먹게 만드는 몸에 맞는 볼(김태균 총 7회)을 배제할 경우 앞으로 김태균은 경기당 평균 4회에 걸쳐 자신의 의지대로 안타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김태균은 남은 18경기에서 최소한 총 72차례에 걸쳐 타석에 설 수 있다. 이 경우 김태균은 정규시즌을 종료했을 때 513타수 177안타를 쳐야 4할1리를 기록할 수 있다.
앞으로 42안타를 더 쳐야하는 것이다. 72타수 42안타를 치려면 앞으로 무려 5할8푼3리의 평균 타율을 기록해야 한다.
이는 볼넷과 희생타를 배제하고 주어진 타석을 모두 타수로 연결했을 경우다. 그동안 실제 타수로 계산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그동안 평균 3.3수였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60타수를 더 얻을 수 있다.
정규시즌 종료시 4할 타율을 달성하려면 421타수 169안타를 기록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앞으로 60타수 34안타를 쳐야한다는 소리인데 평균 5할6푼7리의 타율을 올려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김태균이 올시즌 특정기간 최고의 타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7일 개막전부터 12일까지 4경기 동안 6할2푼5리였다. 이후 5할대를 잠깐 거쳐 6월까지 안정적인 4할대를 유지했다.
더구나 김태균이 올시즌 최장기간 연속안타를 기록한 것은 6월 23일부터 7월 26일까지 17경기 연속으로 이 기간 동안 평균 타율은 4할1푼1리였다.
이같은 통계 등으로 비춰봤을 때 김태균이 앞으로 5할6푼대의 타율을 기록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인 것이다.
앞으로 잔여 경기수가 많은 팀이 넥센, 두산, SK라는 점을 고려할 때도 다소 힘들어 보인다. 김태균은 SK전에서 4할7푼8리로 상대 7개팀 가운데 두 번째로 공략을 잘했지만 넥센전 3할7푼5리, 두산전 3할로 시즌 평균을 밑돌았다.
결국 김태균은 앞으로 주변의 모든 불리한 환경을 뚫고 시즌 초반 5∼6할 타율의 추억을 되살려야 한다. 야구사에 전후후무한 기적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