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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해는 그만!' 황재균을 위한 변명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9-11 08:48 | 최종수정 2012-09-11 08:48



"홈런을 못치니 도루라도 열심히 해야죠. 그래야 팀에 도움이 되니까요."

롯데 황재균은 프로야구 무대에서 가장 강한 개성을 가진 선수 중 1명이다. 때문에 소문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이 오해다. 훤칠한 키에 듬직한 체격, 잘생긴 외모 덕에 여성팬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황재균은 종종 '여성들을 만난다', '유흥을 즐긴다'는 의혹을 받기도 한다. 황재균은 이에 대해 "정말 억울하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술을 마셨다'는 얘기가 나올 때는 정말 괴롭다. 실제로 황재균은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경기를 마친 후, 그리고 휴일에는 자취방 안에 틀어박혀 있다. 최근에는 모든 방송사의 드라마를 감상하며 배우들의 연기 점수 평가하는 취미에 푹 빠져있단다. 건담 로보트 조립 마니아라는 사실도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또, 또래의 젊은 선수들과 달리 일찌감치 적금을 부으며 미래를 준비하는 속 깊은 청년이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 하나. 올시즌 사직구장 전광판에는 황재균이 안타 1개를 칠 때마다 5만원의 돈이 적립돼 어려운 곳에 쓰인다는 안내가 나온다. 이 이벤트는 황재균이 직접 낸 아이디어다. 황재균이 시즌 전 구단에 안타를 칠 때마다 5만원씩을 적립,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구단도 이에 흔쾌히 응했다. 현재까지 106개의 안타니 벌써 황재균의 이름으로 530만원의 기부금이 적립됐다. 구단의 도움은 단 한푼도 더해지지 않는다.

올해는 야구에 대해서도 오해를 받는다고. 황재균은 "홈런은 달랑 3개 뿐인데 상대팀 외야수들이 내가 나오면 깊숙한 수비를 한다. 잘맞은 타구가 좀처럼 외야수들을 넘기지 못하고 잡히고 만다"며 아쉬워했다. 지난 2009년 히어로즈 소속 당시 18홈런, 지난 시즌 12홈런을 때려내는 등 장타자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 "나같이 힘없는 타자가 나오면 제발 수비를 당겨줬으면 좋겠다"는 애교섞인 부탁을 하기도 했다.

사실 황재균은 올시즌을 앞두고 "20-20 클럽에 도전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2009년 18홈런과 함께 30도루를 했고 지난해에도 12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기 때문에 충분히 달성가능해 보였다. 황재균은 목표 달성을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웨이트트레이닝에 열중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시즌 유독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 황재균은 "홈인 사직구장의 외야 펜스가 매우 높다. 나같이 일직선으로 타구가 나가는 타자들에게는 매우 불리하다. 실제로 몇 번 펜스 상단을 맞춰 홈런을 놓치고 나니 힘이 빠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반대의 경우가 강민호. 강민호가 때려내는 홈런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펜스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 사직구장은 펜스는 높지만 펜스까지의 거리는 멀지 않아 공을 퍼올려 포물선을 그리는 타자들이 상대적으로 홈런을 치기에 유리하다.

장타가 줄어드니 "올시즌 황재균이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올시즌에는 '만루의 사나이'로서의 이미지도 과시하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만루 상황서 타율이 2할3푼5리. 2010 시즌 6할2푼5리, 2011 시즌 5할3푼3리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다.

하지만 찬찬이 뜯어보면 올시즌 나쁘지 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황재균이다. 황재균은 어느새 106개의 안타를 만들어냈다. 3할을 기대했기에 2할7푼1리의 타율이 부족해보이지만 안타 개수로는 손아섭, 김주찬에 이은 팀내 3위다. 도루도 22개나 기록했다. 황재균은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홈런을 못치면 도루라도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22개이 많은 실책을 저질렀지만 올시즌에는 현재까지 12개의 실책을 기록중이다.

객관적인 성적 만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건 올시즌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전경기에 출전하고 있다는 것. 한결같이 핫코너를 지켜준다는 것 자체가 팀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다. 사실 황재균은 매경기 후 트레이너실에서 부상과 씨름한다. 그만큼 아픈 곳이 많다. 하지만 절대 아픈티를 내지 않는다. 황재균은 "다른건 몰라도 전경기 출전 목표만은 꼭 이루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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