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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롯데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9-11 08:13


각각 3연승과 2연승을 달리고 있는 삼성과 롯데의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21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 전 롯데 양승호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8.21/

삼성 앞에는 습관적으로 '최강 마운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특히 지난해부터 그랬다. 선발, 불펜, 마무리가 빈틈없이 척척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최근 삼성 투수진을 긴장시키는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롯데가 팀 평균자책점에서 삼성을 뒤집었다. 10일 현재 롯데의 평균자책점은 3.36(1위)이고, 삼성은 3.43(2위)이다. 삼성으로선 무척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일이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삼성 마운드는 현재 최강이 아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삼성이 못 했다기 보다 롯데가 잘 했다고 보는 게 맞다. 삼성 마운드는 팀 순위가 선두로 치고 올라온 7월초 이후 줄곧 평균자책점 3.4~3.5대를 유지했다.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이 큰 흔들림 없이 그대로 유지됐다. 장원삼 탈보트(이상 14승) 배영수 고든(이상 10승) 4명이 자기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10승 이상씩을 올려주었다. 안지만이 중심인 불펜과 오승환이 버티고 있는 마무리도 제몫을 해줬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 보다 마운드의 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나왔다. 최근 경기에선 불펜 좌완 권 혁이 자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3.35) 보다 높았다.

삼성 마운드가 현상 유지를 하고 있을 때 롯데 마운드는 내실을 다졌다. 무릎 수술 이후 시즌 중반 이후 합류한 불펜 정대현의 가세가 마운드 전체를 안정시켰다. 선발, 불펜, 마무리가 밸런스를 잡으면서 마운드가 삼성에 버금가는 수준급 팀으로 변모했다. 그러면서 작은 차이지만 평균자책점에서 삼성을 넘어설 수 있었다.

롯데의 최근 경기를 보면 마운드가 어이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령탑들이 꿈꾸는 '명품 야구'는 일단 마운드가 안정이 돼 있어야 가능하다. 실점을 최소로 줄인 가운데 타선의 집중력으로 찬스 때 결승점을 뽑을 수 있어야 한다. 경기 시간은 짧으면 짧은 수록 지루하지 않아 좋다. 요즘 롯데 야구가 이런 흉내를 내고 있다.

롯데 마운드가 올해 같이 좋은 모습을 보인 건 이례적인 일이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마운드 보다 타격이 중심을 이루는 팀이었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이 4.20(6위)이었고, 2010년에도 4.82(6위)였다. 삼성 마운드와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삼성 못지 않다. 선발 유먼(13승, 평균자책점 2.39) 사도스키(8승, 4.33) 송승준(7승, 3.48)이 제몫을 해주고 있다. 삼성 선발과 비교했을 때 승수는 좀 몰린다. 롯데 불펜에는 정대현(평균자책점 1.06) 김성배(2.96) 최대성(3.26) 이명우(2.80) 강영식(3.74) 등의 훌륭한 다양한 카드가 있다. 삼성 안지만(1.94) 권오준(2.95) 권 혁(3.45) 정현욱(3.63) 등에 밀리지 않는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2.61)도 32세이브로 삼성 오승환(31세이브, 2.09)과 붙어볼만하다.

삼성과 롯데는 이번 페넌트레이스에서 5번 맞대결이 남았다. 지금까지의 상대전적은 7승6패1무로 삼성이 약간 앞서 있다.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1위이고, 롯데는 2위다. 이 페이스 대로 페넌트레이스가 끝난다면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 롯데는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 삼성과 정상에서 맞대결할 수 있다. 롯데가 지금의 투수력을 갖고 한국시리즈에 오른다면 삼성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만만하게 볼 롯데가 아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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