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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앞에는 습관적으로 '최강 마운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특히 지난해부터 그랬다. 선발, 불펜, 마무리가 빈틈없이 척척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최근 삼성 투수진을 긴장시키는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롯데가 팀 평균자책점에서 삼성을 뒤집었다. 10일 현재 롯데의 평균자책점은 3.36(1위)이고, 삼성은 3.43(2위)이다. 삼성으로선 무척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일이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삼성 마운드는 현재 최강이 아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롯데의 최근 경기를 보면 마운드가 어이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령탑들이 꿈꾸는 '명품 야구'는 일단 마운드가 안정이 돼 있어야 가능하다. 실점을 최소로 줄인 가운데 타선의 집중력으로 찬스 때 결승점을 뽑을 수 있어야 한다. 경기 시간은 짧으면 짧은 수록 지루하지 않아 좋다. 요즘 롯데 야구가 이런 흉내를 내고 있다.
롯데 마운드가 올해 같이 좋은 모습을 보인 건 이례적인 일이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마운드 보다 타격이 중심을 이루는 팀이었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이 4.20(6위)이었고, 2010년에도 4.82(6위)였다. 삼성 마운드와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았다.
삼성과 롯데는 이번 페넌트레이스에서 5번 맞대결이 남았다. 지금까지의 상대전적은 7승6패1무로 삼성이 약간 앞서 있다.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1위이고, 롯데는 2위다. 이 페이스 대로 페넌트레이스가 끝난다면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 롯데는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 삼성과 정상에서 맞대결할 수 있다. 롯데가 지금의 투수력을 갖고 한국시리즈에 오른다면 삼성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만만하게 볼 롯데가 아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