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3월 제1회 WBC. 두산 김동주는 대만전 도중 왼쪽 어깨가 탈구되는 심각한 부상을 했다.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하다가 일어난 불상사였다. 파장은 컸다. 김동주는 2006년 시즌후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었다. 이 부상으로 43경기 밖에 못 뛰었고 FA는 1년 늦춰야 했다. '국가를 위해 뛰다 입은 부상이니 FA를 채운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례 없는 예외는 인정받기 힘들었다. 김동주는 "앞으로 내 야구인생에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없다"며 아쉬움과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 양키스가 울상이다. 중심 타자 마크 테세이라가 이탈했다. 최악의 경우 올시즌 컴백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지난 7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기록했던 타선의 핵심 거포. 1승이 목마른 때라 그가 꼭 필요한 시점이다. 볼티모어, 탬파베이와 1~2경기 차 선두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라서다.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 '원수'였다. 테세이라는 왼쪽 장딴지가 원래 아팠다. 10경기를 쉬고 나선 9일 볼티모어 전. 무리하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무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 4-5로 1점 뒤진 9회 1사 1,3루. 테세이라는 2루 땅볼을 쳤다. 4-6-3 병살만 모면하면 3루주자를 불러들여 동점을 만들 수 있었던 상황. 1루 베이스를 앞두고 몸을 날렸다. 그의 손이 먼저 1루 베이스에 닿았다. 하지만 야속한 1루심, 아웃 콜을 선언했다. 오심 병살타와 함께 그대로 경기 종료. 몸을 일으킨 테세이라는 헬멧을 땅에 던지며 억울해 했다. 아픔을 느낄 틈도 없었다. 하만 이 장면으로 인해 장딴지 부상이 재발했다. 게도 구럭도 다 잃은 날이었다.
테세이라는 11일 MRI 검사를 받고 상태를 체크할 예정. 아무리 빨라도 15일까지는 뛰지 못한다. 자칫 "정규시즌을 더 이상 못 뛸 수도 있다"는 양키스 지라디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