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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올시즌이 끝난 뒤 구단 동의하에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7시즌 자격요건을 채우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일본의 경우 구단 간 합의로 이적료만 발생하면 된다. 최근 류현진이 계속해서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오승환까지 덩달아 화제에 올랐다.
당시 류중일감독은 오릭스의 관심을 소개하며 "150㎞가 넘는 직구에 빠른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어느 팀이건 데려가고 싶어할 것"이라며 흐뭇해 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감독 입장으로서는' 절대 오승환을 보낼 수 없다고 했다.
5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류 감독은 오승환의 해외진출 이야기가 나오자 눈이 휘둥그레 지며 "어딜 가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구단에서 'OK'를 해야 가는 것 아닌가"라며 "구단에서 굳이 보낼 이유가 있겠나. 마찬가지 상황인 류현진 역시 한화가 보내주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솔직히 감독 입장에선 누가 그런 선수들을 보내고 싶겠나. 한화 신임 감독이 누가 되든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감독은 성적을 내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사실 '구단 동의'라는 말에는 '감독의 동의'라는 전제조건이 붙게 돼 있다.
잠시 뒤 류 감독은 "이대호처럼 가는 건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오승환의 '해외진출 불가'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한편, 오승환 본인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진출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 역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퇴보하지 않기 위해 그런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시즌 중이고 포스트시즌도 남아 있는 상황이라 해외진출을 얘기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본인보다는 팀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난처해 할 수 밖에 없는 구단을 위해 오승환 본인이 먼저 명확히 선을 그었다.
오승환은 다음 시즌이 끝난 뒤 풀타임 8시즌을 마쳐 FA 신청이 가능하다. 대졸선수에 한해 9시즌에서 1년을 완화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진출이 자유로운 FA는 원래대로 9시즌을 마쳐야 한다. 올해 구단 동의가 없다면, 오승환의 해외진출은 2014년 말에나 이뤄질 수 있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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