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타선이 마침내 바닥을 친 것일까.
최근 타선 침체로 연패를 면치 못했던 두산이 이틀 연속 집중력과 장타력을 뽐내며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두산은 2일 인천 SK전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13안타와 볼넷 1개를 효과적으로 묶어 6득점을 올렸다. 전날 SK전에서도 4득점을 기록하며 10경기 연속 3득점 이하 행진을 끊었던 두산 타선이 일단 바닥을 벗어나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는 보인다. 두산이 두 자릿수 안타를 친 것은 지난달 9일 대전 한화전(12안타) 이후 무려 24일만이다.
이날도 두산 타자들은 SK 선발 송은범을 상대로 3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1-3으로 뒤져 있던 5회에는 오재일의 솔로홈런과 이종욱 최주환의 적시타로 3점을 보태 4-3으로 전세를 뒤집었지만, 계속된 찬스를 살리지 못해 대량득점을 올리는데는 실패했다. 6회에도 무사 1루서 오재일이 1루수 병살타로 물러나는 바람에 후속 양의지의 좌중간 2루타가 빛을 잃었다. 7회에는 2사후 최주환과 손시헌의 연속안타로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김현수가 유격수 땅볼로 아웃돼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적으로 2% 부족한 느낌이었다. 찬스가 연결되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스코어를 더 벌릴 수 있을 때 응집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강한 타선이다. 이게 바로 두산 특유의 강점이었다. 김 감독은 "공격은 부상 선수들만 잘 관리하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겪어보니 준비를 소홀히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러나 전날에 이어 필요할 때 홈런이 터지고, 5회 역전 기회를 살렸다는 점은 김 감독으로서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마무리 프록터가 블론세이브를 한 직후인 9회초 안타 3개를 집중시키며 2점을 뽑아낸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또 이종욱 대신 톱타자로 나서고 있는 최주환이 이틀 동안 5안타를 때려낸 것도 김 감독이 고민을 어느 정도 덜 수 있는 대목이다.
김현수가 2경기서 1안타에 그쳐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언제든 제몫을 해 줄 타자로 여겨지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는게 김 감독의 입장이다. 더욱이 김현수는 시즌 막판 강점을 보이는 스타일이다.
일단 이틀 동안 상대한 SK가 두산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팀이라는 점에서 타선이 회복 기미를 보였다는 것은 남은 시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경기후 "어제에 이어 타선이 터지면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