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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가을잔치 초대권'이 걸린 사실상의 마지막 관문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이 관문, 험해도 너무 험하다. 자칫 관문을 넘다가 힘이 빠져 추락할 위험마저 엿보인다. 관문의 이름은 바로 '7연전+1(플러스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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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9월 초의 일정이 문제다. 월요일 경기가 포함되면서 9월 4일 화요일부터 월요일인 10일까지 무려 7연전을 치러야 한다. 선수들이 하루도 쉬지 못하고 원정까지 포함해서 일주일 내내 경기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체력이 거의 고갈된 시즌 막판 '7연전'은 선수들에게는 '지옥의 일정'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일정을 다시 한번 보면 7연전에 원정이 1경기 추가된 '7연전+1'이라고 볼 수 있다. 일요일인 2일에 대전구장에서 한화와의 경기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경기 때문에 KIA 선수단은 1일 밤에 광주에서 대전으로 이동해 하루를 자고, 2일 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미 지난 8월 초부터 KIA 선동열 감독은 잔여경기 편성일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정규시즌에 취소경기가 많다보니 잔여일정에서도 경기가 몰릴 수 있다는 계산을 한 선 감독은 "KBO가 현명하게 일정을 편성해주길 바랄 뿐이다. 그런데 그쪽(KBO)도 골치가 아플 것이다. 우리 사정만 봐줄 수는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긴 연전이 나올 것만 같다"고 걱정을 했었다.
이런 우려는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8연전의 파급력을 가진 7연전이 나오고야 만 것이다. 최근 21이닝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타격부진을 겪고 있는 KIA로서는 어찌보면 시즌 막판 최대의 위기이자 포스트시즌 진출여부를 판가름하는 최종관문이라고 볼 수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정면승부가 답이다
하지만 이미 일정은 결정됐고, 불평은 아무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행위일 뿐이다. 힘든 고비이긴 해도 여기서 선전할 경우 KIA가 얻을 것도 많다. 일단 승수를 많이 쌓을수록 4강 재진입의 가능성이 커진다. 1일 현재 5위 KIA는 4위 두산에 2.5경기 차로 뒤져있다. 잔여경기수를 놓고 볼 때 못 따라잡을 격차는 결코 아니다. 두산보다 1승이라도 많이 얻어낸다면 승차는 그만큼 줄어든다.
또한 힘든 고비를 무사히 넘기면, 그만큼 선수단의 자신감이 커지는 효과도 경험할 수 있다. '7연전+1'의 상대들이 한화(원정)-롯데(원정)-SK(홈 3연전)-LG(원정 3연전)인데, 상대전적에서 한화와 LG에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다 SK와는 그나마 홈에서 경기를 하게 된다는 유리함이 있다. 만약 이 8경기에서 5승 이상을 거둘 수만 있다면 선수단 사이에서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도 있다.
때문에 선 감독은 이번 지옥의 연전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하고 있다. 선 감독은 "당초 투수엔트리를 늘려 6명의 선발로 7연전을 꾸려가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5명의 선발로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면서 "외국인 투수 2명은 4일 로테이션을 하고, 토종 선발 3인방(윤석민 서재응 김진우) 중에서도 한 명 정도는 4일 로테이션으로 투입하면 해볼 만 하다"고 밝혔다. 7연전에 동요하지 않고, 평소처럼 승부하겠다는 각오다. 선 감독은 "타선이 부진한 것이 가장 큰 걱정인데, 선수들이 자신감과 집중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7연전+1'을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