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파이터 김병현, 직구처럼 거침없는 야구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2-05-08 14:09


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넥센전에 앞서 김병현이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

넥센 히어로즈 김병현(33) 하면 금방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월드시리즈에서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구던 모습, 역동적인 투구폼, 뱀처럼 꿈틀거리며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드는 직구, 그리고 새미 소사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슬러거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던 장면.

지난 1월 말 넥센에 합류한 김병현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그때는 삼진을 잡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팬들의 머리 속에는 메이저리그의 강타자들을 압도하던 김병현의 그 무심한 듯 도전적인 눈빛, 당당함이 남아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국내 무대에 서게 된 김병현. 그는 과연 어느 정도 위력적인 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야구인들은 하나같이 섣부른 전망은 어렵다는 전제하에 7~8 승에서 10승을 전망한다. 3년 간의 공백과 연투 능력, 변화구 제구력의 문제점을 들어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 2군에서 좋은 피칭을 했다고하더라도 1군 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똑같은 공을 던져도 스트레스와 피로의 강도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김병현은 씩씩하다. "직구만 던져도 1이닝은 문제없다"고 말한다. 한국 프로야구를 만만하게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에서 하는 말이다. 김병현은 "내 스타일대로 해보고 1군에서 맞으면 그때 변화를 주면 된다"고 한다. 그만큼 자신의 투구폼, 공에 대한 믿음이 있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충분한 준비를 강조했으나, 김병현은 지난달 중순부터 1군 무대에 서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안 되면 안 되는대로 1군을 경험해보고 싶어했다. 저돌적인 그의 성격이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27일 전남 강진 베이스볼파크열린 퓨처스리그 KIA전에 선발 등판한 김병현. 강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시범경기 1게임과 퓨처스리그 4게임에 등판한 김병현은 직구 최고 스피드가 시속 146km였다. 지난 3일 퓨처스리그 SK전에서는140km를 찍었다. 직구 구속이 140km를 유지한 가운데, 공끝이 살아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김병현은 변화구 제구력에 신경을 써왔다. 메이저리그 시절 주로 짧은 이닝을 던지다보니 직구 위주 피칭을 했다. 직구 위력이 좋아 변화구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김병현을 선발투수 활용할 생각이다. 일단 1군 합류 초기에는 중간계투로 짧은 이닝을 던지게 할 계획이다. 선발 보직을 맡게 되면 아무래도 변화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해 김 감독은 "경기를 하다보면 그날 잘 되는 변화구가 있고, 안 되는 공이 있다. 안 듣는 변화가 있다면, 그 공을 최소화하면서 경기를 끌고 가면 된다"고 했다. 그래도 김 감독 입장에서는 김병현에 대해 조심스럽다. 그는 "만약 초반 안 좋더라도 팬들이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넥센 김병현 시범경기-퓨처스리그 등판일지

일자=경기=상대=구장=경기 결과

3월29일=시범경기=롯데=부산=1⅔이닝 1안타 1볼넷 1사구 무실점

4월4일=2군 연습경기=LG=구리=4이닝 무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

4월18일=2군 경기=두산=목동=3이닝 5안타 1홈런 2삼진 5실점(3자책)

4월27일=2군 경기=KIA=강진=4이닝 1안타 5볼넷 1사구 6삼진 무실점

5월3일=2군 경기=SK=강진=7이닝 3안타 1볼넷 8삼진 무실점

계=5경기 19⅔이닝 평균자책점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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