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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지켜보던 롯데팬들이 한숨을 내쉬었을 장면이 있었다. 장면 하나. 2일 목동 넥센전에서 4-6으로 뒤지던 9회초 선두타자로 대타 이승화가 나왔지만 허무하게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장면 둘. 3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1-2로 리드를 당하던 7회 1사 만루의 천금같은 찬스에서 손용석이 대타로 등장했지만 역시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롯데가 역전승을 거두지 못했다면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겼을 만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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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이번 3연전 중 자신들에게 돌아온 딱 한 번씩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대타로서의 인생이 얼마나 힘든지는 일반팬들이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프로 선수들에게는 매 타석이 부담의 연속이다. 대타는 더 하다. 대부분 중요한 찬스 때 기용된다. 모든 이목이 집중돼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이들에게 주어진 한 타석은 천금같은 기회다.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주전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 기회를 꼭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몸은 더욱 움츠러들게 된다.
백업 선수들이 대타로 나서는 한 타석을 위해 흘리는 땀방울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대타로 나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을 때, 팬들도 아쉽겠지만 그 순간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은 바로 선수 본인일 것이다. 이제는 안타를 치든, 삼진을 당하든 그 한 타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