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시네마] 부슬비가 만들어준 넥센 투타 재담꾼들의 '따뜻한(?) 대화'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22일 목동구장, 경기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타자들은 타격 훈련을 했지만 투수들은 러닝 훈련을 하거나 실내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넥센 투수진의 입담꾼인 이보근이 덕아웃에서 지난해까지 팀 선배였던 XTM 이숭용 해설위원을 만났다.
이보근 : 예. 잘 지내고 있습니다. 4년쯤 됐죠.
이보근 : 저 이래봬도 순정남입니다.
이 위원 : 그나저나, 왜 그렇게 젊은 녀석이 변화구가 많냐? 너 나이(26세)면 가운데로 팍팍 찔러야지.
이보근 : 그러게요. 멋모를 때는 팍팍 직구를 넣는데, 요즘은 생각이 좀 많은 것 같아요.
이 위원 : 그래도 아직 경기 보면서 별 걱정은 없지? 걱정하는 순간부터 나이 들었다는 증거다. 비로소 야구를 알아간다는 얘기도 되고.
이보근 : 왜요, 저도 걱정돼요. 경기 말아먹으면 잠이 안 올 정도에요.
이 위원 : 이제 20대인 녀석이 벌써? 두산 (이)혜천이는 얼마전 (김)선우가 호투한 경기 날려버리고 잠도 못잤다고 하더라. 혜천이도 나이 들었어.
이보근 : 그나저나 20일 두산전에서 0-3으로 뒤질 때 나가라고 할 것 같아 좀 쫄았죠. 다행히 1점 뽑으면서 취소됐지만.
이 위원 : 이 녀석아, 빨리 승리조에 들어가야지. 패전조에 있으면 되겠냐.
이 때 넥센 김성갑 수석코치가 다가온다.
김 수석 : 너 뭐하고 있냐?
이보근: 숭용이 형과 따뜻한 대화 나누고 있습니다.
김 수석 : 입으로 훈련 할거냐?
넥센 투타의 대표적 재담꾼이었던 두 사람의 대화는 그제서야 막을 내린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