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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현재 아직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지 못한 4번타자는 3명이다.
시즌초 김동주와 김태균은 껄끄러운 4번타자로 공포의 대상이지만, 최형우는 홈런이 없을 뿐만 아니라 타격감도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라 이렇다할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김동주와 김태균은 최근 심리적인 면에서도 여유를 보였다. 김동주는 "올시즌 슬로스타터를 목표로 잡았기 때문에 조급할 필요는 없다. 4번타자로 장타도 중요하지만 집중력 있게 팀배팅 위주로 주자를 불러들이는게 더 중요하다"고 했고, 김태균은 "시즌초 홈런이 없어 조급한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형우는 시즌초 타구 자체의 질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이날까지 타율 1할7푼5리(40타수 7안타)에 2루타는 1개고, 타점은 3개뿐이다. 공이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는 경우가 많지 않다. 부상이 있다거나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은 아니다. 타격 사이클상 하향 곡선이 길어지고 있다고 보는게 옳다.
김동주와 김태균은 각각 3할4푼2리, 4할7푼6리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타점도 각각 8개로 4번타자로서 손색없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까지 삼진 개수가 김동주는 42타석에서 5개, 김태균은 46타석에서 5개다. 최형우는 46타석에서 이들보다 2배가 넘는 12개의 삼진을 당했다. 득점권 타율이 김동주는 4할2푼9리, 김태균이 5할7푼1리인 반면 최형우는 2할8푼6리로 찬스에서도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보이고 있다.
헛스윙 비율을 봐도 김태균(6.9%)과 김동주(4.2%)에 비해 최형우(11.2%)가 2배 정도 높다. 홈런보다는 타격 컨디션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형우로서는 시즌 첫 홈런을 계기로 타격감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맞히는데 집중하면서 장타 감각을 높일 필요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