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경기에서 27일 현재 4승2패로 2위를 달리며 제법 분위기가 좋은 편인데 감독이 발끈할 일이 무에 있을까.
고졸 신인 투수 최우석(19) 때문이었다. 최우석은 최근 개그우먼 변서은(21)과 열애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에 올랐다.
우선 한 감독은 "이제 성인이 됐고, 젊은 청춘남녀가 교제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간섭할 생각도, 간섭할 필요도 없다"며 선수의 사생활까지 일일이 통제하겠다는 뜻은 전혀 없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이고 아직 어려서 그런지 사생활 처리 과정에서 너무 경솔했다는 게 한 감독의 생각이다.
한 감독은 "이제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배들과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쟁기간이다. 촉망받는 선수가 운동이 아닌 세간의 가십성 주제로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선수 자신을 위해서도 적절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프로 3∼4년차도 아니고, 대졸이라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것도 아닌 병아리같은 선수가 벌써부터 연예계 인물과 열애설에 휘말리는 게 한 감독으로서는 도통 납득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특히 한 감독은 트위터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최우석과 변서은의 교제사실이 은근히 퍼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접하고 프로선수로서의 자기관리를 강조했다.
"누가 연애했다고 뭐라 하던가. 꼭 그렇게 티를 냈어야 하는가. 늦은 나이에 결혼 못한 선배들도 많은데 조용히 들키지나 말았어야 했다. 트위터에 글 올리는 그런 일은 각자 조심하면 할 수 있는 일인데 참 답답하다"는 게 한 감독의 심정이다.
투수코치들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전한 한 감독이 이렇게 발끈한 이유는 아버지의 마음에서다. 아들같은 최우석은 한 감독이 스프링캠프를 지내면서 커다란 기대를 주었던 제자다.
한 감독은 최우석이 고졸 신인이지만 배짱이 좋고, 제구력도 괜찮은 편이어서 올시즌 중간계투 요원으로 요긴하게 기용할 수 있겠다는 말을 달고 다녔다.
그렇게 많은 애정을 준 제자가 선수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사생활로 인해 먼저 화제에 오르자 안타까웠던 것이다. 친아버지였어도 "우선 운동에 전념하라"고 따끔하게 꾸짖었을 것이다.
프로 데뷔 첫 시즌 개막이 임박한 요즘은 몸과 마음을 매일 고쳐잡아도 모자랄 시기라는 게 한 감독의 생각이다.
결국 한 감독은 이럴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것도 진정한 프로의 덕목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