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아시아시리즈까지 제패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꼴찌(8위)다. 2012시즌 시범경기 중간순위에서 벌어진 기현상이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6위였던 한화(4승1패)가 선두다. 삼성은 6경기에서 1승5패 했다. 첫 LG전(8대3) 승리 이후 18일 LG전(3대7 패)부터 25일 한화전(3대4 패)까지 내리 5경기를 졌다. 넥센전(2대3 패)과 한화전에선 연달아 끝내기를 맞고 무너졌다.
삼성은 최근 시범경기 SK전(21일), 넥센전(22일), 한화전(25일)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인 끝에 졌다. 삼성은 지난해 근소하게 리드할 경우 막강 불펜을 가동해 승리하는 방정식을 썼다. 5회까지 한두 점차로 앞설 경우 안지만 권오준 정현욱의 중간 계투진과 철벽 마무리 오승환이 줄줄이 등판, 상대 방망이를 잠재웠다. 삼성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달랐다. 20일 SK전에선 두 번째 투수 이우선이 5실점하며 무너졌지만 계속 얻어맞게 가만 두었다. 21일 SK전에선 세번째 투수로 나선 오승환이 무명 안정광에게 투런 홈런을 내줬다. 넥센전과 한화전에서 무명 임진우가 2경기 연속으로 끝내기를 맞았다. 류 감독은 한화전에서 임진우가 9회 1사 만루에서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투수 교체를 하지 않았다. 임진우는 10회 수비에도 등판, 연경흠에게 끝내기를 맞고 무너졌다. 정규시즌 같았다면 이우선 임진우 같이 흔들렸을 경우 당장 교체가 이뤄졌을 것이다.
삼성 타자들도 성급하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기다리면서 노려치지 않는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에 가깝다고 판단되면 방망이가 적극적으로 나온다. 그러다 보니 이기기 위한 팀 배팅은 찾아볼 수 없다. 보내기 번트는 아예 없고, 도루 사인도 잘 내지 않았다. 삼성 타자 중에선 이승엽 정도만 의도적으로 실전 같이 임하고 있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러 볼을 최대한 많이 보고 있다. 지난해말 일본에서 돌아와 삼성과 계약한 이승엽은 2003시즌 이후 9년 만에 국내 투수와 대결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27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지는 롯데와의 첫 홈 시범경기부터 실전 모드에 들어간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잡는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된 것이다. 아무리 시범경기지만 연패가 길어지면 승리하는 법을 잃어버릴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삼성의 2012년 시범경기 결과 및 투수 운용(26일 현재)
날짜 상대(결과) 투수
17일 LG전(8대3 승) 탈보트 임진우 고든 권 혁
18일 LG전(3대7 패) 윤성환 안지만 권오준 정현욱
20일 SK전(1대9 패) 장원삼 이우선 권오준 김효남
21일 SK전(2대4 패) 차우찬 박정태 오승환 정현욱
22일 넥센전(2대3 패) 탈보트 권 혁 안지만 임진우
25일 한화전(3대4 패) 고든 박정태 배영수 임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