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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맡은 자리잖아요. 저 욕심없어요."
영예로운 4번 자리를 맡게되고서도 김상현의 '욕심버리기'는 계속 진행중이다. 김상현은 "팀 사정상 4번을 맡게됐을 뿐이다. 그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 "올해는 각팀마다 정말 대단한 4번타자들이 많이 있다. 비록 이대호가 일본으로 갔지만, 이승엽 선배나 김태균 등이 돌아오면서 올해야말로 진정한 홈런왕 대결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김상현은 그 '리얼 홈런왕 경쟁 구도' 속에 자신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2009년 36홈런으로 이대호와 김태균을 제치고 홈런왕에 올랐던 김상현이다. 왜 홈런타이틀에 대한 욕심이 없으랴. 그러나 김상현은 "나는 평균 20홈런 타자일 뿐이다. 시즌이 시작되고나서 페이스를 봐야겠지만, 일단은 20홈런 이상만 치는 게 목표"라고 겸손하게 밝히고 있다.
실제로 김상현은 시범경기 초반 팀 배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20일까지 3경기를 치른 김상현의 타율은 3할7푼5리(8타수 3안타)에 1타점. 전체 7위(공동)에 해당한다. 8개 구단 4번타자 중 김상현보다 타율이 높은 타자는 박정권(SK)과 홍성흔(롯데) 뿐. 출루율은 4할4푼4리로 공동 5위다. 힘을 앞세워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정확하게 팀배팅을 하고, 출루하는 데 더 신경을 쓰는 모습. 아직 시범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은 그리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 '무욕의 4번타자' 김상현이 정규시즌에서도 알찬 활약을 이어갈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