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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나가야죠. 빨리 던지고 싶어요."
이같은 김진우의 각오는 13일 오후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는 KIA 선동열 감독과 선수단에게는 무척이나 희망찬 소식이다. 선 감독은 당초 김진우와 한기주, 두 명의 우완 정통파 파이어볼러를 '마무리 후보군'으로 올려놓은 뒤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통해 보직을 확정지으려고 했었다. 그러나 두 투수 모두 너무 의욕이 앞선 게 탈이었다. 새로 부임한 '레전드' 선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다보니 나란히 어깨 통증이 생겨버렸다. 한기주는 애리조나 캠프 막바지였던 지난 2월 초순 어깨에 통증이 생겼고, 김진우 역시 오키나와로 이동한 뒤에 어깨가 아파 투구를 중단했다.
똑같이 어깨 통증이 생겼지만, 한기주가 캠프에 끝까지 잔류한 것에 반해 김진우는 지난 2월28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일주일 가량 푹 쉰 김진우는 지난 8일부터 피칭을 다시 시작했다. 김진우는 "애리조나에서는 정말 오로지 야구 하나만 생각했었다. 오랜만에 참가하는 캠프인데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내게 기대감을 갖고 계신다고 생각하니까 다소 조급했던 것 같다. 그런 면이 돌이켜보면 조금 과했던 게 아닌가 한다"며 페이스를 너무 빨리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어깨 통증이 생긴 것을 아쉬워했다.
때문에 귀국 후 잠시 정신적 슬럼프를 겪기도 했던 김진우는 이제 다시 새로운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몸상태도 호전된만큼 다시 공과의 싸움을 벌이겠다는 것. 조기 귀국한 투수 가운데 가장 빨리 피칭을 재개한 김진우는 요즘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광주구장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진우는 "최근에는 70m 롱캐치볼을 하는 단계까지 훈련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이달 말 시범경기까지는 실전이 가능한 몸상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정규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이려면 시범경기에서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감독님이 결정하실 문제지만, 시범경기에는 꼭 나가고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진우의 트레이드 마크인 '폭포수 커브'가 시범경기에서부터 선을 보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