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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의 남자' 정 훈이 말하는 이대호 효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1-18 10:26 | 최종수정 2012-01-18 10:26



"내일부터 같이 훈련해야 되니까 무조건 나와라."

이대호는 오릭스 입단을 확정지은 후 부산에서 강도 높은 훈련으로 체중을 줄이며 확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러닝, 등산, 수영, 웨이트트레이닝, 타격, 캐치볼 등 다양한 훈련을 소화했다. 프로선수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훈련이지만 계속 이어지는 훈련이 지루할 수 밖에 없는 법. 하지만 이대호는 지루하지 않았다. 그의 옆에는 후배 정 훈이 항상 함께 했기 때문이다.

정 훈은 지난 12월 말까지 이대호와 똑같은 스케줄로 훈련을 소화했다. 정 훈은 "사실 자발적으로 참여한게 아니라 대호형이 무조건 나오라고 해서 나갔다"며 "처음에는 귀찮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하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정 훈은 "솔직히 비시즌에 운동을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억지로라도 훈련을 하니 몸이 확실히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며 "같이 해보니 굉장히 체계적이더라. 러닝,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체력을 키우고 수영으로 유연성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막판에는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훈련에 동참했다. 앞으로 매년 겨울 똑같은 스케줄로 훈련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덧붙였다.

2006년 현대에 입단해 프로생활을 시작했지만 방출된 정 훈은 초등학교 야구부 코치로 일하다 2010년 신고선수로 우여곡절 끝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대호와 나이 차이가 5살이나 나고 마산 용마고 출신으로 경남고 이대호의 후배도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대호와 이렇게 돈독한 친분을 쌓을 수 있었을까. 정 훈은 "원정 룸메이트를 하며 친해지기 시작했다. 대호형이 무뚝뚝해보이기는 한다. 타격의 비결을 물어봐도 "그냥 치면 되는거다"라는 뻔한 대답을 해준다.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는 굉장히 잘 챙겨주는 성격이다. 특히 자신에게 격의 없이 다가오는 후배들에게 더욱 마음을 연다"며 "나는 특별히 선배들 앞에서 주눅드는 스타일이 아니라 대호형과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고 했다. 이대호는 정 훈과 함께 훈련한데 대해 "정말 열심히 하는 동생이다.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도와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몸만 달라진게 아니다. 마음도 달라졌다. "넌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이대호의 격려에 자신감을 찾았다. 정 훈은 손용석, 양종민, 신본기 등과 함께 1군 무대에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정 훈의 목표는 단순히 1군에 남아있는 것이 아니다. 정 훈은 "내야 수비는 어느 자리든 자신있다. 타격 훈련도 열심히 해 경쟁 선수들에 밀리지 않겠다. 꼭 롯데의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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