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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다. FA역사상 투수가 이렇게 많이 이동한 해가 없었다.
성적으로 보는 대결
가장 객관적인 판단자료는 맞대결 성적표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자료를 보면 양쪽의 대결 횟수가 많지 않다. 분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번에는 롯데에서 넥센으로 옮긴 이정훈과 롯데포수 강민호의 맞대결 성적이다. 강민호가 5타수2안타(0.400)에 1홈런을 쳤다. 올시즌 2할8푼9리보다는 높다. 하지만 이 두케이스만 갖고는 누가 유리한지 판단하기 힘들다.
시간을 돌려 2009년을 보자. 그해 두산포수였던 홍성흔이 롯데로 이적했다. 그리고 두산마운드를 상대, 타율 3할5리에 1홈런, 5타점을 올렸다. 시즌 타율인 3할7푼1리보다는 못한 성적이다. 그런데 이듬해 두산 투수들을 타율 4할5푼5리, 8홈런, 23타점으로 두들겼다. 3할5푼, 26홈런, 116타점의 최고성적을 올린 해다.
이런 성적만 보면, 뚜렷한 우위를 가리기 힘들다. 굳이 따진다면 포수가 조금 나아보이기는 한다.
현장의 분석, 포수가 유리?
현장의 의견을 어떨까. '포수가 조금은 유리하다'는 주장이 대다수다.
일단 투수와 포수는 누구보다 서로를 잘안다. 포수는 투수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고, 투수는 평소 포수의 타격을 지켜본다. 그런 둘이 만나면, 당연히 서로의 약점을 파고든다.
여기서 투수의 불리함이 조금 더 드러날 수 있다. 타석에 선 포수의 약점이 몸쪽이라고 치자. 던지는 모든 공이 정확하게 그 지점을 파고들기는 힘들다. 10개 던져서 6,7개가 통과하면 수준급 투수다. 당연히 종종 실투가 나온다. 반면 타석의 포수는 약점에 대비할 수 있다. 타자가 유리한 입장이 되는 것이다.
투수는 그동안의 패턴과 바꾸어 승부할 수 있다. 하지만 한두번이다. 결국 외부적인 조건은 투수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승부가 상대적이란 점을 감안하면,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포수가 조금은 유리해 보인다. 과연 내년시즌, 그들의 우위는 어떻게 드러날까.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