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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에 출발했어요."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한화 한대화 감독은 "마음은 제주도에 있어"라며 웃었다. 한화는 8일부터 2박3일간 제주도에서 코칭스태프 워크샵을 진행중이다. 한 감독은 "우선 코치들만 내려보냈다. 야구인 최대의 친선행사에 빠질 수 있나"라고 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감독들 다 왔네. 오히려 빠지면 더 '티'가 났겠어"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런데 말과는 달리 김 감독은 1군 코칭스태프 전원을 데리고 왔다.
서재응 윤석민 김상현(KIA) 김선우(두산) 류현진(한화) 등 선수들도 속속 도착했다. 시즌 뒤 오랜만의 만남, 반가운 인사들이 이어졌다.
제30회 야구인골프대회(스포츠조선-한국야구위원회 공동 주최), 역대 최고의 잔치로 기록될만 했다. 우선 120여명의 참가자수부터 최근 몇년간 최다인원이었다. 8개 구단 감독이 전원 참가한 것도 오랜만의 일이었다. 특히 SK 이만수 감독에게는 2008년 골프채를 놓은 뒤 3년만의 복귀무대였다. 이 감독은 "아마 2007년 이 대회였던 것 같다. 골프를 치다 손목을 좀 다쳤는데, 그 때 이후 골프와 인연을 끊었었다"고 했다. 신임 LG 김기태 감독에게는 선배 감독들에게 신고식을 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참가자중 가장 빨리 대회장에 도착하는 부지런함을 보였다.
참가 선수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총 8명이 골프채를 잡고 우정의 대결을 펼쳤다. 당초 10명이 참가 예정이었지만, 진갑용과 강병규(이상 삼성)가 대회 당일 개인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특히 FA로 롯데에서 SK로 이적한 임경완은 팀 동기 이호준과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적 후 처음으로 롯데 코칭스태프와의 만남도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박정태 코치가 "넌 나한테 이제 인사도 하지 마라"고 하자, 임경완은 "왜이러십니까. 코치님"이라며 박 코치를 껴안는 '애교'를 부렸다. 서로간의 아쉬움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순간이었다.
역대 최고의 잔치무대인 만큼, 정말 보기 힘든 대결도 이뤄졌다. 윤석민-류현진의 프로야구 최고 좌-우완대결을 비롯, 서재응-김선우의 전직 메이저리그 맞대결도 펼쳐졌다. 이만수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의 '한국시리즈 2라운드'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승부의 긴장감이 아닌, 잠시 승패를 잊은 우정의 자리였다.
그렇다면, 이 수많은 스타들 중 가장 인기를 끈 스타는 누구였을까. 정답은 KIA 선동열 감독이었다. 선 감독은 대회 시작전부터 캐디들의 사인공세에 뜨거운 인기를 실감했다.
가평 베네스트GC=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