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기태 감독 "보상선수, 내가 아닌 LG를 위한 선택"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2-06 17:09


지난달 진주마무리캠프에서 인터뷰중인 LG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LG트윈스

"팀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있었다. 신임 감독임을 감안하면 의외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LG 김기태 감독은 자신보다는 팀을 우선시했다.

LG는 6일 이택근과 송신영의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넥센에서 윤지웅을, 한화에서 나성용을 지명했다. 야구규약 제164조[구단의 보상]에 따르면 FA를 영입한 구단은 원 소속팀에 직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 혹은 직전 시즌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만 한다. FA 2명을 뺏긴 대가로 윤지웅과 나성용을 선택한 것이다.

왼손투수 윤지웅은 2011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넥센에 지명됐다. 올시즌 53경기에 나와 2승 9홀드, 방어율 4.08을 기록했다. 데뷔 첫해부터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로 1군에서 활약했다. 포수 나성용은 올시즌 1군 27경기서 타율 2할3푼7리 2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2012 신인 중 최고 계약금(3억원)을 기록한 NC 나성범의 친형이기도 하다.

당초 LG는 즉시전력감을 영입할 것으로 보였다. 1군에서 당장 쓸만한 불펜투수 혹은 백업내야수 보강을 생각하고 장고에 들어갔다. 하지만 최종선택은 내년이 아닌 미래였다. 특히 왼손투수 윤지웅은 오는 28일 경찰청 입대가 확정돼 있다. 2년 동안 쓸 수 없는 투수다. 김기태 감독은 이에 대해 "군에서 돌아왔을 때 팀에 보탬이 될 선수다. 그래서 지명했다"고 말했다.

보통 신임 감독들은 성적에 대한 조바심을 내기 마련이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통큰 결정을 하셨다'고 말하자 그는 "그렇게 봐주실 줄 몰랐다. 보상선수는 날 위해 선택하는 게 아니다. 내가 없어도 LG는 영원하지 않나. 팀을 위해 선택했다"고 답했다.

한화에서 데려온 나성용도 가까운 미래를 위한 선택이다. 나성용은 한화에서 차기 안방마님으로 육성되고 있었지만, 주로 2군에 머물렀다. 아직까지 성장하고 있는 자원이라고 봐야 한다. 김 감독은 "나성용은 2군 감독 시절 많이 봤다. 장타력을 갖춘 포수다. 무엇보다 우중간으로 타구를 보낼 줄 아는 선수"라며 "포수로서의 움직임도 나쁘지 않다. 대타요원으로 생각해서 데려온 것이 아니다. 다른 포수들과 함께 경쟁하면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미래의 안방마님이 될 수도 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LG는 8일까지 조인성의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를 SK에서 지명한다. 김 감독은 "롯데가 우리보다 우선 순위기 때문에 아직 뭐라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 후보는 추려놨다. 롯데의 선택을 기다려야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