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주는 여전히 매력 넘치는 타자다. 원소속팀 두산은 김동주에 대해 "나이가 들어가고 있지만, 그만한 중심타자를 찾기 힘들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 98년 두산에 입단한 후 줄곧 베어스 유니폼만 입어온 김동주는 정확성과 파워를 모두 갖춘 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대호 김태균이 등장하기 전인 90년대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프로야구는 '오른손 김동주, 왼손 이승엽'으로 통했었다. 지난 2007년말 일본 진출을 시도할 당시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김동주에 관해 '힘과 정교함을 갖춘 매력적인 타자'라는 보고가 잇달았다. 그 이전 아마추어 때부터 김동주의 명성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었다.
김동주의 타격을 오랫동안 지켜봐 온 두산 송재박 코치는 "스윙 매커니즘이 꾸준한 선수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컨택트 능력이 뛰어나니 삼진이 적다. 가끔 노려치는 경우 오버스윙할 때가 있는데 높은 공에 대해 집중력을 발휘하면 더 완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송 코치는 "나이가 들면서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짧은 스윙을 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여전히 공을 강하게 때릴 수 있는 배트스피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비 및 주루
발은 느리다. 그러나 그의 베이스러닝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타구의 방향과 아웃카운트 및 주자의 상황에 따라 '강약'을 조절할 줄 알기 때문이다. 보통 체구가 큰 4번타자는 단타 때 1루에서 3루까지 가기를 주저하지만, 김동주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종종 상대 수비진을 긴장시킨다. 두산 코칭스태프가 그동안 이런 베이스러닝을 강조해 왔기 때문인데, 김동주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하고 있다. 발 자체가 느린 것을 센스와 적극성으로 극복하고 있다는 뜻이다.
몸상태와 내년전망은
데뷔 이후 단 한 시즌도 전경기를 뛴 적이 없다. 최근 5년간 출전 경기수를 보더라도 시즌 평균 10~30경기 정도는 결장했다. 잔부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9~2010년에는 오른쪽 종아리 봉와직염 때문에 고생했고, 올시즌에는 게임이나 훈련 도중 허벅지, 발가락, 손목 부상 등을 입었다. 그나마 올해에는 지난 2004년(124경기) 이후 가장 많은 120경기에 출전하며 투혼을 불태우기도 했다. 종합적으로 '아주 건강한' 선수라고 보기는 무리다. 이 점을 본인 뿐만 아니라 두산 구단도 잘 알고 있다. 그때문에 FA 계약에서 옵션 부분에 대한 의견 조율이 길어지고 있다.
내년 시즌 역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부상이다. 현재는 특별한 부상은 없다. 올시즌 다쳤던 허벅지, 발가락, 손목 등 잔부상 관리를 하고 있는 정도다. FA 계약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팀에 합류해 몸만들기를 시작할 계획이다. 최근 두 시즌 연속 3할 타율을 치지 못했지만, 몸 상태만 괜찮다면 여전히 3할을 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예전처럼 30홈런을 기대하기는 힘들어도 찬스에서의 집중력을 감안하면 100타점은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