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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그때는] 동심에 빠진 '불사조' 박철순

송정헌 기자

기사입력 2011-11-15 10:38


1994년 포스트 시즌이 끝난 10월 말 즈음 되는 것 같다. 서울 라이벌이었던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 한껏 들떠 있을 때 OB는 어린이 회원들을 야구장으로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차분히 시즌을 마감했다. 당시 최고령 투수였던 '불사조' 박철순은 어린이 팬들을 위해 기꺼이 망가지기(?)로 결심을 했다. 이 날 그의 포지션은 투수가 아닌 주심. 글러브로 마스크를 대신한 우스꽝스런 그의 모습은 마운드를 호령했던 '불사조'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대신 어린이들에게는 큰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타자가 헛스윙을 하자 전문 주심 못지않은 동작으로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는 박철순의 표정이 동심으로 가득 차 있다.

bass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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