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최선의 선택인 것 같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승엽이가 우리 팀에 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영입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감사할 따름"이라는 이승엽은 "삼성에 1루수도 있고 왼손타자도 있는데 만약 내가 입단해서 도움이 되지 못하면 너무 죄송할 것 같다"며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승엽과 삼성의 입단 협상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원래 11월30일까지는 오릭스의 보류선수 명단에 있지만 구단에서 지금 계약해도 된다고 허락해줬다"며 "빨리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균이 일찌감치 지바롯데에서 퇴단을 밝혔지만 탬퍼링(사전 접촉) 금지 규정에 묶여 아직 친정인 한화와 교섭을 하지 못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이어 "통산 홈런기록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 프로야구 통산 최다홈런 기록은 은퇴한 양준혁의 351개. 2003년까지 324개를 때려낸 이승엽은 28개만 추가하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2000안타에도 도전하고 싶지만(현재 1286안타) 그러기 위해선 몸관리도 잘 돼야 하고 계속 성적이 좋아야 해 힘들 수 있다"며 우선 통산 홈런이 목표임을 강조했다.
이승엽은 "일본의 지진 여파는 한국 복귀를 결심할 때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언론에서는 많이 보도가 되지만 고베는 안전한 곳이고 센다이나 지바, 도쿄를 가도 별로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는 이승엽은 "오릭스가 싫어서 떠난 것도 아니다. 내년까지 뛰면 한국에서 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정했다. 구단과 오카다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했다. 특히 오카다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 때 사실 어깨가 좋지 않아 대타로 교체될 줄 알았는데 그대로 내보내주셨다. 1월 31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나에 대한 태도가 단 한번도 변하지 않으셨다"면서 "멋있는 분이다. 아마 이대호 선수가 가더라도 잘 적응할 거다"라고 밝혔다.
국내 복귀를 원하는 박찬호와의 대결에 대해서는 "한국야구 영웅의 공을 치고 싶다. 지는 쪽은 속상하겠지만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일본을 추억할 때 좋은 것 보다는 아픈 기억이 더 많을 것 같다. 2군에 있을 때 정말 힘들었다. 정말로…"라고 한 이승엽은 "한국에서 성적보다는 웃으며 즐겁게 야구하고 싶다"고 했다. 이승엽이 진짜 한국에 온 이유였다.
김포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