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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 시즌 김광현, 원인과 해법있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10-31 13:19 | 최종수정 2011-10-31 13:20


지난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삼성과 SK의 2011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렸다. 2회초 수비를 마친 김광현이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kyungmin@sportschosun.com


김광현(SK)이 사실상 올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29일 한국시리즈 4차전이 마지막 무대가 될 듯 하다. 그 경기서 3이닝 3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아쉬움이 너무나 컸던 시즌. 처음도, 끝도 좋지 않았다. 4월 첫 등판인 5일 LG전에서 6⅔이닝 동안 4실점했다. 그 뒤 10일 삼성전에서 3이닝 3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첫 승은 5번째 등판인 4월27일이 돼서야 올렸다. KIA전이었다. 시즌 내내 들쭉날쭉했던 컨디션 탓에 4승6패, 방어율 4.84. 그답지 않은 성적표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실망스러웠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는 그나마 괜찮았다. 1차전 선발로 나가 4⅔이닝 1실점. 아쉬운 패전이었다. 하지만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서 4⅔이닝 동안 5실점했다. 특히 5차전에서는 선발로 나가 1이닝만 마치고 강판됐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한국시리즈 4차전이 끝난 뒤 "광현이가 제발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만큼 SK로서는 큰 고민이다. 김광현의 부활, 해법은 없는걸까.

심리-부상이 가져다준 위축감

우선 원인을 분석해보자. 분명 작년시즌 뒤 찾아온 안면마비 증세가 불운의 시작이었다. 어렵게 재활을 끝냈다. 하지만 투구밸런스를 찾지 못했다. 여기에 6월24일 2군으로 내려간 후 어깨와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했다. 일본까지 건너가 다시 재활을 해야 했다. 9월20일, 1군에 복귀했지만 완전한 모습은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한가지 미세한 변화가 눈에 띄었다. 작아진 투구폼이다. 아무래도 부상에 대한 부담감 탓인 듯 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동작은 공을 놓는 순간의 손목 움직임이었다. 공을 낚아채듯 뿌리지 못했다. 손목에 힘이 들어갔고, 몸쪽으로 구부러지면서 팔꿈치가 완전히 펴지지 않았다.

보통 투수들의 마지막 동작은 공을 던진 손이 펴지면서 허리쪽으로 돌아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김광현은 구부러진채 가슴쪽으로 들어갔다. 손목에서, 공을 놓는 순간의 문제였다. 양상문 MBC ESPN해설위원은 "폼이 작아지면서 공을 놓는 순간 너무 힘을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팔의 마무리 동작이 완전치 않은 듯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 탓에 공끝이 살아나지 못했다. 공을 끌고나와 가볍게 낚아채듯 던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였다. 릴리스포인트도 일정치 않았다. 당연히 제구력이 흔들렸다.

한가지 더 짚어야 할 부문은 심리적 부담감이다. 정규시즌에서 기대에 못미쳐 압박감이 컸던 상태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부진했다. 부담감은 상당했을 것이다. 여기에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 강판에 자신감까지 잃은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최악의 심리상태였다.

김광현은 다이나믹한 폼에서 나오는 자신감 넘치는 직구가 주무기다. 이 모든 걸 잃었으니, 부진은 당연했다.

2012년 전망은? 밝다!

그렇다면 이 슬럼프가 계속될까. 아닐 것 같다. 내년이면 제 모습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 코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불펜에서는 전성기에 버금가는 공을 뿌린다. 구위와 제구, 모두 문제가 없다." 계속 김광현을 지켜본 양 위원은 "한국시리즈 4차전 중계를 하면서 보니까 그전보다 공의 회전이 좋아졌다"고 했다. 모두 희망적인 평가다.

불펜에서 문제가 없다는 건, 적어도 몸상태는 정상이란 소리다. 바꾸어 말해서 마운드에서의 자신감 결여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공의 회전이 좋아졌다는 건, 손목의 움직임이 가벼워졌다는 의미다. 릴리스포인트에서 조금씩 본래의 모습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감 회복이란 심리적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는 답이 나온다. 이 문제는 김광현 스스로 얼마든지 풀수 있다. 내년 시즌 초반, 몇 경기만 풀어나가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올해는 실망스러운 시즌이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진짜' 김광현의 모습을 분명히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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