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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삼 호투 미리부터 예언한 류중일 감독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0-27 09:37


26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선발 장원삼이 4회초 SK 최동수, 정상호, 최윤석을 연속으로 삼진 아웃시켰다. 역투하는 장원삼.
대구=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비록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장원삼은 승리투수나 다름 없었다.

삼성 장원삼이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로 등판, 눈부신 역투를 펼치며 2연승의 주춧돌을 놓았다. 장원삼은 이날 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상대타선을 틀어막았다.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6회초 1사 2, 3루 상황에서 권오준에게 마운드를 넘겨 승리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장원삼의 호투가 없었다면 삼성의 2대1 승리는 물건너 간 것이나 다름 없었다.

재미있는 점은 류중일 감독이 장원삼의 이런 활약을 일찍부터 예언했다는 점.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기 하루 전인 24일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2차전 선발은 장원삼"이라고 일찌감치 발표했다. 순간 현장 분위기가 술렁일 수 밖에 없었다. 국내 좌완 투수 중 최고 수준으로 꼽혀왔지만 올해는 어깨 부상의 여파로 8승에 그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원삼에게 향해있던 류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다. 류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전이 가장 중요하다. 1차전을 승리하면 그 기세를 이어가 시리즈를 쉽게 마칠 수 있고, 1차전을 패한다면 홈에서 1승1패를 맞춰야 한다는 계산이기에 우리로서는 꼭 잡아야 하는 경기다. 그래서 '필승카드'인 장원삼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이 이런 결정을 내린데는 이유가 있었다. 장원삼의 싱싱한 구위가 류 감독의 눈을 매료시켰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2차전이 열리기 전 "정규시즌 좋지 않을 때는 손에서 공을 그냥 놓는 느낌이었다면 최근에는 공을 던질 때 확실히 눌러주더라. 공 끝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보통 일본투수들을 보면 실제 구속이 빠르지는 않아도 눈에는 매우 빠르게 보이지 않나. 그것과 똑같다. 공이 마지막에는 솟아오르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았다"고 설명했다.

2차전 장원삼의 구위는 류 감독이 설명한 그대로였다. 직구는 최고구속이 144km에 그쳤지만 정타가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로 힘이 좋았다. 주무기 슬라이더의 휘는 각도도 날카로웠다. 특히 홈플레이트 양쪽 끝을 파고드는 환상적인 제구는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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