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밝힌 KS 투수진 운용 방안

"차우찬, 정인욱이 키플레이어다."

삼성의 투수 운용, 어떻게 보면 매우 쉬운 일일 수 있다. 훌륭한 투수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어떤 투수를 내보내도 제 역할을 해줄 12명의 선수들로 엔트리가 꽉 차있다.

하지만 팀을 이끄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머리가 아플 일이다. 어떤 투수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시리즈의 향방이 갈리기 때문이다. 일단 류 감독은 넘치는 선발자원들을 정리하는 것으로 한국시리즈 구상을 마쳤다.

1차전이 열리기 하루 전인 24일 대구구장에서 마지막 팀 훈련을 지휘한 류 감독은 "결국 이번 한국시리즈는 차우찬과 정인욱이 잘해줘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무슨 뜻일까.

류 감독은 훈련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2차전 선발은 장원삼"이라고 발표했다. 류 감독은 "원삼이와 우찬이를 놓고 고민을 했는데 후반기부터 원삼이의 구위가 워낙 좋다"며 선발 내정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4차전은 윤성환이 나서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결국 선발자원 중 차우찬과 정인욱이 중간으로 나서게 됐다. 류 감독은 이 두 사람의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우리는 결국 5회를 넘겼을 때 리드하고 있어야하는 팀 아닌가. 때문에 선발투수들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곧바로 우찬이와 인욱이를 투입시킬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선발투수가 1회부터 흔들리면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곧바로 이 두사람을 투입하겠다는 얘기다. 결국 선발 못지 않은 중책을 부여받은 두 사람이다.

류 감독은 마무리 오승환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 "아무래도 정규시즌 경기와는 다르지 않겠나. 상황을 봐가며 조기투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8회 1사, 혹은 2사 상황에 위기가 오면 등판시킬 것을 생각하고 있다. 만약 한국시리즈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이 온다면 2이닝까지도 맡길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구=김 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