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톱타자 김주찬의 방망이는 용광로 속 무쇠처럼 달아올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승리의 시발점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김주찬의 맹타는 팀의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김주찬이 한 경기 3안타 이상을 기록했을 때 대부분 이겼다. 김주찬은 지난 4월23일 부산 SK전 때 상대투수 매그레인의 투구에 맞아 오른손등에 미세골절상을 입은 뒤 두 달 가까이 재활한 끝에 6월21일 1군에 복귀했다. 그때부터 김주찬은 다시 톱타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냈다. 복귀 후 무려 24번의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달성했는데, 특히 이날 경기 전까지 김주찬이 3개 이상의 안타를 쳤을 때 롯데는 무려 7연승을 거뒀다. 지난 8월16일 광주 KIA전부터 지난 16일 부산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다. 승률이 무려 8할1푼8리나 됐다. 롯데 공격의 선봉장인 김주찬의 방망이가 뜨겁게 불타오르면서 팀 전체의 공격력과 득점력이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놀라운 상승세의 기록은 결국 마지막 순간에 끊기고 말았다. 23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롯데가 결국 4대8로 지면서 김주찬의 맹타는 무색해졌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