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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윤희상-황재균, 재발견시리즈의 별미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10-23 14:10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롯데와 SK의 3차전 경기가 열렸다. 7회말 1사 1,3루 SK 정근우의 직선타를 롯데 3루수 황재균이 잡아서 더블플레이로 연결시키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저게 누구야?" "그 선수 맞아?"

놀람, 기대, 희망. 이 모든 걸 묶어서 '재발견'이라고 표현할 만 하다. 올해 포스트시즌, '재발견'의 즐거움이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진 KIA, 그래도 위안거리가 있었다. 김진우-한기주의 부활쇼다. '가치의 재발견'이다.

SK에서는 윤희상과 박희수 카드가 돋보였다. '깜짝 재발견'이다. 롯데 팬들은 황재균에게 "우와~"라는 감탄사를 쏟아냈다. 평소와 다른 걸출한 수비실력에 놀랐다. '숨은 능력의 재발견'이다.

2011 포스트시즌, '재발견 시리즈'라 할만 하다.

'가치'의 재발견

긴 공백을 깨고 복귀한 김진우, 수술을 받고 이제 회복한 한기주. 모두 100% 믿음을 주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SK와의 준플레이오프, 그들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2002년 데뷔한 김진우, '제2의 선동열'로 불린 KIA의 간판투수였다. 하지만 팀 무단 이탈, 음주 등 사생활 문제로 2007년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는 긴 반성과 노력으로 올해 다시 1군 무대를 밟았다.

준플레오프 3차전, 0-2로 뒤진 6회 2사 만루에 마운드에 올랐다. 3⅓이닝 1안타 무실점. 최고 149㎞의 묵직한 직구와 폭포수 커브는 전성기를 연상케 했다. SK 전력분석팀은 "공이 마치 돌덩어리 같이 묵직하다. 내년에 KIA의 1선발까지 노려볼 수 있는 훌륭한 구위"라고 평가했다. 4차전에서는 다소 지친 듯 1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감이란 큰 소득을 얻었다.

2006년, 한기주가 받은 계약금만 10억원이다. 그만큼 기대가 엄청났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09년11월 팔꿈치 인대접합과 뼛조간 제거 수술을 받았다. 작년을 쉬었고, 올시즌 도중 복귀했다. 그리고는 준플레오프 2차전서 4이닝 2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끝내기 안타를 맞았지만, 기대감을 한껏 부풀린 투구였다.

'깜짝' 재발견

"윤희상이 잘 던져줄 것으로 믿습니다."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둔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그를 믿었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등판, 6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던 '깜짝 카드'. 그날의 투구가 놀랄 일이 아니었다. 윤희상은 롯데를 상대, 5이닝 동안 1실점으로 버텼다. 패전투수가 됐지만, 120%의 활약도였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 SK가 1-2로 뒤진 7회였다. 선발 송은범에 이어 박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1점차 승부를 감안하면, 의외의 카드였다. 박희수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연장 11회 3대2 역전승의 발판이었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롯데의 자랑 이대호와 홍성흔을 연속삼진으로 잡아냈다. 그 경기서 2이닝 무실점, 역시 승리의 디딤돌이었다. 포스트시즌 5경기서 6⅓이닝 2실점. 아무도 예상못한 SK 필승조의 좌완 대표다.

윤희상은 2004년에 1군 무대를 밟았다. 박희수는 2006년에 입단했다. 둘 다 올해 프로 첫승을 기록했다. 윤희상은 올시즌 3승1패, 박희수는 4승2패1세이브 8홀드를 올렸다. 당연히 데뷔 후 최고 성적표다. 그래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의 등장이 더 '드라마틱'하다.

'숨은 능력'의 재발견

황재균의 올시즌 실책은 22개다. 삼성 김상수와 최다실책의 불명예를 안았다. 사실 황재균은 공격형 내야수다. 올시즌 타율 2할8푼9리, 12홈런, 68타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번 플레이오프, 만점 수비형 내야수다. 2차전에서 두차례의 러닝스로로 큰 박수를 받았다. 모두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호수비였다. 3차전에서는 0-1로 뒤진 7회 1사 1,3루에서 정근우의 직선타구를 잡아 병살처리했다. 위치선정과 순간적인 판단이 돋보였던 수비였다. 정규시즌의 황재균이 아니었다.

황재균은 "더 집중하니까 좋은 수비가 나오는 것 같다"고 한다. 숨은 수비능력의 재발견, 실책 1위라는 성적이 거짓말처럼 보인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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