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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쭉 지켜봤다는 한 야구인은 "경기 결과를 떠나 강민호가 정말 많이 발전한 모습이다. 이제 포수로서 경기를 이끌어가는데 완전히 눈을 뜬 것 같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강민호의 투수 리드가 좋았다는 뜻. 최근 강민호의 투수리드에는 비밀이 숨어있었다. 바로 '역발상'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몸쪽 공으로 2스트라이크의 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면 보통 공 한두개 정도로 바깥쪽 유인구로 타자를 현혹시키는 볼배합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강민호는 또다시 몸쪽 공 사인을 낸다. 큰 경기에서 생각이 많은 타자들과의 심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볼배합의 효과가 빛을 발한 경기가 2차전과 3차전. 선발로 나선 송승준과 사도스키는 흠잡을데 없는 투구로 경기를 이끌었다. 특히 3차전을 앞두고 "사도스키는 싱커와 커브가 좋으니 이 공들을 한두개 받아보고 상태를 점검해 중점적으로 요구하겠다" 했다. 사도스키의 허를 찌르는 변화구에 SK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강민호는 이런 경기운영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직구의 위력이다. 직구의 위력이 뒷받침 돼야 공격적인 리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송승준, 사도스키와는 달리 1차전에서 장원준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직구에 힘이 조금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3차전에서 패하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4차전 선발은 용병 부첵. 과연 강민호가 역발상 승부를 다시 한 번 펼쳐 4차전 승리를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